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최순실 게이트’가 정치 부패라는 ‘한국병(Korean disease)’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워터게이트보다 더 심각한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17일(한국시간) ‘부패라는 한국병은 고치기 어렵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대통령과 기업, 측근들이 함께 만들어낸 한국 특유의 부패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은 고질적인 정치 부패를 ‘한국병’이라 부르면서 이를 척결하겠다고 했으나, 정작 본인도 아들이 비리에 연루되는 등 한국병을 피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한국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최순실 스캔들을 ‘워터게이트’ 사건과 비교하기도 했다.
워터게이트사건은 닉슨 대통령이 스스로의 재선을 위해 상대편인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에 불법 도청 장치를 설치했던 미국 최대의 정치 스캔들 중 하나다. 닉슨 대통령은 의혹을 부인했으나 이후 그가 수사를 방해하려던 사실이 폭로되면서 탄핵이 확실시되자 결국 사퇴한 바 있다.
스티븐 해거드 미국 UC 샌디에고대 한국학 교수는 “최순실 스캔들에는 기밀 정보, 재단, 대학 등 여러 영역에서 벌어진 불법 행위가 엮여 있다”며 “워터게이트보다 더 심각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1차장과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지낸 라종일 가천대 석좌교수도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태를 해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박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의) 닉슨 전 대통령처럼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특히 “최순실 스캔들은 부패·뇌물·횡령·권력 남용 등이 여전히 한국 사회의 구성 요소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 대통령이 임기 말에 부패 의혹을 받기는 했지만, 현직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시작된 정부와 대기업의 유착관계가 이번 사태에 한 몫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과학 교수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정경유착을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배웠다”며 “박 대통령의 시계는 1970년대에 멈춰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번 사건은 단순히 박 대통령과 최씨의 비리가 아니다”며 “검찰 제도, 관료주의 시스템 등 한국 사회의 단면이 이번 사건을 가능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박 대통령이 ‘그림자 대통령’에 촉발된 성난 민심을 가라앉
이어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분석을 빌려 “박 대통령의 퇴진 가능성이 70%”라고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