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대국민담화문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청와대 면담을 강행할 수 있겠나”
30일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었던 새누리당 재선 의원들이 전날 갑작스런 담화문 발표로 급히 이를 취소하는 헤프닝을 연출했다.
재선모임 간사인 박덕흠 의원은 “대통령과의 면담일정이 잡힌 것은 맞다”며 “담화 이후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현 시점에서 청와대 방문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려 정무수석을 통해 시기를 다시 살펴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재선모임은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악화된 여론을 전달하고 대통령의 거취와 관련해 의견을 나누고자 청와대 면담을 추진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책임 회피용 담화문을 또다시 발표해 민심의 공분을 불러일으키면서 ‘시기상 면담이 적절치 않아 무기한 연기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 재선인 박맹우 사무총장은 “(박 대통령과) 대화라도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하지만 대국민 담화를 박 대통령이 발표해 의미가 없어졌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에서도 박 대통령이 국정 운영 행보를 최소화하는 상황에서 괜히 당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면담을 꺼렸다는 후문이다.
재선모임은 주류-비주류로 갈등의 골이 깊은 새누리당에서 계파를 청산하자는 의미로 출범했지만 사실상 친박이 주도하며 대통령의 지원군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선 37명 의원 중 이장우 의원을 비롯해 당 사무총장으로 최근 임명된 박맹우
비박계 한 재선 의원은 “친박 의원들끼리 모여서 청와대를 방문하려고 한 것 같은데 담화가 발표되고 나서 취소된 걸로 안다”면서 “대통령의 의중을 듣고 여기에 힘을 보태기 위해 행보 아니었겠나”라고 말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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