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이 기본 일정을 두고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9일 탄핵안 가결 이후 벌써 사흘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정리된 모습보다 우왕좌왕하는 분위기가 앞서 불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현재 국무총리실은 황 권한대행의 주간 일정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정부 소식통은 “지금으로서는 하루살이로 움직일 뿐이다. (황 권한대행의) 다음 날 일정은 바로 전날에야 정해진다”고 전했다. 총리실은 이날 오전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다룰 안건을 전날 저녁에야 확정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핵심 민생 현안을 정하라고 하는데 뭘 해야 할지 걱정이다. 관련 부처 차관과 협의를 해보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황 권한대행이 소화해야 할 정상외교 일정도 ‘혼선’ 그 자체다. 외교부 한 당직자가 지난 11일 “내년 상반기 계획된 정상외교가 없다”고 불쑥 말했다가 고위 당국자가 다시 “상반기에 없는 게 아니라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이다. 우리나라에 상반기 국빈방문을 요청해 온 것만 7~8개는 된다”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내년 1월 일본측이 다시 제의할 것으로 알려진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 여부를 놓고도 입장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황 권한대행의 참석은) 협의를 해봐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정해진 게 없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국무총리실은 국회에서 황 권한대행과 정세균 국회의장의 만남을 계획했지만 일정 조율에 실패하면서 14일 오후로 미뤄졌다. 통상 국가원수(현재는 권한대행)의 외부 일정은 경호·보안상 이유로 행사가 끝날 때까지 외부에 알리지 않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도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황 권한대행의 외부 일정(국회의장과 만남)이 섣불리 외부에 알려지면서 혼선을 빚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참모진은 이날부터 황 권한대행에 대한 보좌 기능을 본격 시작했다. 민정수석실 등이 황 권한대행에게 업무보고를 했으며 13일에도 수석실별 보고가 이어진다.
한광옥 비서실장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청와대 직원 조회를 주재했다. 조회엔 참모진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한 실장은 “비서실 전체가 바다와 같이 항상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변함없이 나라 사랑의 길을 걸어갔으면 한다”며 “비서실 직원 모두가 해불양수(海不讓水·바다는 어떠한 물도 받아들인다)의 자세를 가질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 실장은 또 “한 사람이
[남기현 기자 / 김태준 기자 /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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