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박근혜)계의 집단 탈당으로 촉발된 여권의 보수혁신이 선명성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친박계는 당 윤리위원장을 역임했던 인명진 목사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세우며 당 재건에 나섰고, 비박계는 당명을 가칭 ‘개혁보수신당’으로 삼고 디지털 정당을 통해 열린정당으로 탈바꿈하기로 했다.
23일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혁명적 수준의 새누리당 혁신을 통해 보수혁신과 대통합의 절체절명의 과제를 이룰 비대위원장으로 인명진 전 윤리위원장을 모시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2006년 당 윤리위원장으로서 보수 정당의 두가지 축인 책임정치와 도덕성을 재정립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으신바 있다”면서 “평생동안 보여준 강한 소신과 올곧은 신념을 바탕으로 새누리당을 완전히 혁신하고 당의 대통합을 이끌어 새로운 보수 세력의 건설과 정권재창출의 굳건한 기반을 만들 것으로 확신한다”며 선임배경을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전격적으로 비대위원장 인선을 발표하면서 비박계와는 “루비콘 강을 건넜다”며 결별을 선언했다.
그는 “이젠 탈당 여부가 아니라 규모가 문제다. 지금은 (탈당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인 목사 선임을 통해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거취를 결정하지 못한 당내 중립성향 의원들의 탈당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비대위원장 권한에 대해서는 “전권을 드릴 것”이라면서도 “비대위 구성이나 활동에 대해 협의를 하고 그분이 요구하는 것을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의미”라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새누리당은 조속한 비대위원장 선출을 위해 오는 29일 또는 30일 전국위원회를 소집할 예정이며 비대위원장의 당 혁신작업을 실무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재창당 혁신추진 태스크포스(TF)팀’을 즉각 구성하기로 했다.
반면 비박계는 이날 신당창당추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전략기획팀 등 7개 분과를 구성하고 디지털 정당을 통해 창당의 모든 과정을 국민들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황영철 의원은 “신당의 명칭은 보수의 구심점 역할, 쇄신, 변화의 의미를 담은 ‘개혁보수신당(가칭)’으로 당분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을 ‘가짜보수’로 규정하고 이를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개혁’을 신당 명칭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황 의원은 또 “디지털 정당을 통해 창당의 모든 과정을 공개하겠다. 당명은 물론 정강정책 등도 국민의견을 수렴해 마련할 것”이라며 ‘열린정당’을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그동안 특정인에 의해 좌우되면서 구조적으로 패권주의가 싹틀 수 밖에 없었다는 지적에 따라 기존 정당정치의 틀에서 완전히 탈피하겠다는 복안이다.
정병국 신당창당준비위원장은 “중앙당은 디지털 정당을 중심으로 국민들과 가교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특정인의 의사에 의해 밀실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에 따라 개혁보수신당은 기존의 체육관식 창당과정은 지양하기로 했으며 오는 28일 신당의 정강·정책의 초안을 국민들에게 공개해 여론 수렴에 나선다. 27일 탈당하면 곧바로 원내교섭단체로 등록해 원내대표도 선출할 예정이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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