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인근 위안부 소녀상 건립 문제를 두고 한일간 외교 갈등이 불거지면서 위안부 소녀상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수요집회 1000회를 맞아 지난 2011년 11월 14일 서울시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세워졌다.
김운성, 김서경 부부 작가가 공동작업을 통해 만든 작품으로, 단발머리와 한복 차림을 한 소녀가 두 손 움켜쥔 채 대사관을 응시하는 모습이다. 왼편에는 소녀가 앉아 있는 의자와 같은 사이즈의 의자가 있다. 그리고 소녀상 아래에는 그림자 모양으로 어두운 색 돌로 조각된 할머니의 옆 모습을 새겨, 위안부 피해자들의 현재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위안부 소녀상이 처음부터 현재의 모습으로 기획된 것은 아니었다. 초기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묘비나 비석과 같은 형태를 구상했다. 하지만 허가 문제가 만만치 않았다.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 제22조는 "각국 정부는 외국 공관의 안녕을 방해하거나 품위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특별한 책무가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를 근거로 일본 대사관 인근에 위안부와 관련된 추모비를 건립하는 데 대해 강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추모비나 기념비 대신 소녀상과 같은 예술작품을 세우자고 제안한 이는 일본대사관이 위치하고 있는 종로구의 구청장이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구청장 당선 이전 26년간 건축가로 일했다. 그 경험을 토대로 비석에 대한 허가는 힘들지만 예술 작품으로 분류하면 법적인 문제를 피할 수 있다고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조언한 것이다.
검정 단발머리에 하얀 저고리, 검정치마, 나무 걸상과 그 옆의 빈 의자, 15도로 치켜뜨며 대사관을 응시하는 시선 등 현재 소녀상의 기본
일본의 강력한 반발에도 2011년 11월 소녀상이 마침내 건립되며 그의 제안은 현실화됐다. 이후 소녀상은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상징이 돼 국내외 100여곳에 세워졌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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