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봉하·팽목항서 '반반(反潘)시위'에 세월호 '기습분향'까지
↑ 반기문/사진=연합뉴스 |
귀국 이후 하루가 멀다하고 논란에 휩싸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오늘 하루 고달픈 하루를 보냈습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경상남도 김해의 봉하마을을 찾은 데 이어 오후에는 전라남도 진도의 팽목항을 방문했습니다. 봉하마을에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고, 팽목항에선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게 분향했습니다.
'노무현'과 '세월호'로 상징되는 진보 진영을 끌어안으려는 시도였습니다.
전날 경남 거제와 부산을 방문한 데 이어 이날 전남 영암을 찾음으로써 영·호남 통합 메시지를 주려 한 것과 마찬가지로 전략적 행보였습니다.
그러나 생각처럼 쉽게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봉하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등의 반대 현수막에 부딪혔습니다.
반 전 총장이 노 전 대통령 묘역으로 향하는 길에는 "배신자라 않겠다. 잘 왔다 반기문", "배은망덕 기름장어, 봉하마을 지금 웬일?" 등 비난 구호로 가득찬 현수막이 걸려 있었습니다.
이전에 반 전 총장 측은 자신을 두고'노무현을 배신했다'는 지적에 해명자료를 내며 적극적으로 반박한 바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외교통상부 장관과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발탁된 각별한 인연을 잊지 않았다는 게 요지입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노무현 대통령께서 정치교체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것도 아직 우리 가슴 깊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봉하마을을 떠난 반 전 총장은 바로 팽목항으로 향했습니다. 이번에도 반 전 총장은 반대시위에 부딪혔습니다.
반 전 총장 측은 시위대와의 충돌을 피하려고 '연막작전'을 펴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정권 퇴진 진도운동본부' 등 의 단체들은 '반기문 반대' 시위를 하려고 모이자 한 참모가 반 전 총장 도착 직전 이들을 다른 곳으로 유인한 것이었습니다.
시위대를 따돌린 반 전 총장은 분향소에서 '기습 분향'을 하고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했지만, 이후 팽목항을 떠날 때까지 반 전 총장 측과 시위대는 같은 공간에 머무르면서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반 전 총장에 '진보적
오는 18일에는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조선대학교 특강과 전남 여수 수산시장 화재 피해를 점검하는 등 호남 행보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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