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야당의 심장부인 호남에서 격돌했다. 야권 민심의 풍향계인 호남은 민주당 첫 경선이 실시되는 지역으로 양측 모두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최대 격전지다. 문 전 대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한 반면, 제2의 노무현돌풍을 노리는 안 지사는 5·18묘역을 참배하고 대북송금특검에 대해 사과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 지지층 껴안기에 주력했다.
문 전 대표는 12일 전주를 찾아 국민연금공단과 전북도청 구제역 상황실을 방문하면서 호남민심을 다지는 행보를 펼쳤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전주혁신도시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을 찾은 자리에서 "(전주로 이전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방문하니 감회가 새롭다"면서 "원래 국민연금공단만 이전하고 기금운용본부는 이전대상에서 제외됐었는데 제가 2012년 대선 때 처음 기금운용본부 이전을 공약하면서 전북 이전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에선 끊임없이 기금운용본부를 서울로 되돌리려는 노력을 했고, 심지어 국민연금에서 독립시켜 기금운용공사를 설립하는 안을 밀어붙이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민주당이 잘 막아서 끝내 기금운용본부를 지켜냈다"고 강조했다.
기금 규모 525조원으로 전세계 연기금 중 3위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유치를 본인이 주도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문 전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국민연금 직원들이 가족들과 함께 내려와 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며 "보육, 교육, 의료, 복지, 문화, 교통 등 기반이 잘 갖춰질 수 있게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전북 지역에 내려온 만큼 채용 시 30%를 지역인재에 할당해주시길 국민연금 측에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는 이후 전북도청으로 자리를 옮겨 구제역 및 조류독감 상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동물 살처분 보상비용을 전액 중앙정부가 부담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도 밝혔다. 그는 "살처분 보상 시 전액 국비부담이었는데 이명박정부들어 20%를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했다"면서 "가급적 과거처럼 국가가 책임지는 쪽으로 전환해서 지자체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문 전 대표의 이날 행보가 호남지역 경기활성화 및 고용촉진·재정 지원 등에 방점이 찍혔다면, 경쟁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다.
이날 광주를 찾은 안 지사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 학생기념탑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6·15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10·4 남북 정상선언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한 걸음 더 진전시켰다. 이미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이 하나가 된 것"이라며 "대북송금특검으로 햇볕정책을 추진한 분들이 겪은 고초에는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전날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DJ(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실 때까지 대북송금특검 문제를 가슴아파하셨다"며 사과를 요구하자 이를 수용한 것이다. 박 대표는 안 지사의 사과발언이 있자 "역시 안희정이다. 안희정은 안희정다울 때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된다"고 화답했다.
안 지사는 5.18 묘역을 참배하고 5.18 민주화운동 학생기념탑을 방문하며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일각에선 최근 문 전 대표 캠프에 합류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이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발포를) 지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휘 체계가 문란했던 점이 잘못"이라고 말해 문 전 대표 측의 난처해진 상황을 파고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나머지 야권 잠룡들도 호남 민심 구애에 나섰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13일부터 호남지역을 찾아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그는 13일에는 광주를, 14일에는 전북을 방문해 언론인 초청 토론회와 지식인 만찬간담회를 통해 지역 민심 잡기에 나선다.
남편을 대신에 부인들도 호남 민심 구애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 부인 김혜경씨는 최근 야권의 최대 기반인 호남에 수시로 내려가 주민들을 만나며 내조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10일 전북 전주에 내려가 노인복지시설을 방문하고 지역 내 촛불집회 공청회와 기본소득 전북네트워크 창립식에 참석한데 이어 12일 광주를 방문에 남편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문 전 대표의 부인인 김정숙씨는 아예 전
[오수현 기자 /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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