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이 암살당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는 북한 식당이 한 곳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근무하는 북한 여성 종업원들은 김정남 피살 사건뿐만 아니라 김정남 자체를 모른다고 합니다.
모든 게 의문투성이입니다.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길기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유일한 북한식당입니다.
입구에는 인공기가 걸려 있고, 식당 내부는 공연 무대부터 큼지막한 피규어까지 세련되게 장식됐습니다.
여성 종업원들은 손님 농담에도 잘 대응하며 대화를 이어나가지만,
"4명인데 3개만 주면 싸우면 어떻게 하려고"
"제가 싸우지 않게 갈라 드리겠습니다."
김정남에 대한 질문에는 모르쇠로 일관합니다.
"김정남 씨도 자주 오셨었어요?"
"누구십니까. 그 사람이."
심지어 북한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도 몰랐다며 대답을 회피합니다.
"북한 사람 죽었다는 뉴스보고 분위기는 어때요?
"누구 죽었습니까?"
"공항에서 죽었는데…."
"그런 거 모릅니다. 선생님."
또, 취재진이 나가자 아예 식당 문을 닫아버렸고, 외부 바리케이드 역시 손님이 나갈 때마다 매번 열고 닫았습니다.
이처럼 폐쇄적인 분위기는 북한 대사관에도 느껴집니다.
▶ 스탠딩 : 길기범 / 기자
- "제가 나와있는 곳이 바로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 앞입니다. 여길 보시면 취재진을 향해 아무것도 묻지 말라는 듯 이렇게 초인종을 아예 떼버렸고, 신문도 들여가지 않는 등 외부와의 접촉을 아예 차단하고 있는 겁니다."
강 철 북한 대사 등 대사관 관계자들도 대사관을 드나들 때마다 취재진을 무시합니다.
"대사님. 대사님. 한 마디만 해주시죠."
DNA 제출 요구 등 김정남 시신 인도절차가 예상보다 지체되면서 더욱더 접촉을 피하는 모습입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MBN뉴스 길기범입니다.[road@mbn.co.kr]
영상취재 : 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