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김정남 피살 사건을 계기로 공식 외부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태 전 공사가 다음 표적이 될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21일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지난 13일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김정남 피살 사건 이후 태 전 공사 신변 보호를 위해 외부 강연이나 언론사 인터뷰 등 공식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태 전 공사가 희망하는 미국 방문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태 전 공사는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을 상대로 북한의 실태를 증언하고 김정은 체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호소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김정남 피살 사건 직후 태 전 공사 등 주요 탈북 인사의 밀착경호 인력을 대폭 늘린 상황이다. 탈북민의 남한 정착을 지원하는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인 남북하나재단은 탈북민들에게 신변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하는 활동을 하다가 북한 공작원에게 독침 테러 기도를 당했던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김정남 피살 사건 이후 경호원이 대폭 늘어 현재 6명이 교대로 내 신변을 보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지난 15일 탈북민을 암살하기 위해 현재 2명의 남성이 국내에 잠입했으며 태 전 공사가 1순위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김정남이 지난 2010년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내 "김정은이 자신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1일 보도했다. 김정남은 편지에서 "얼마 전 저와 제 가족과 연관있는 사람이면 모조리 살생부에 올려 국가안전보위부 것들이 잡아갔다"며 "국가안전보위부 것들의 후계자에 대한 과잉충성 때문인지 후계자의 지시인지 모르나 인터넷상에도 이러한 내용이 나오고 있다"고 썼다고 RFA는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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