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6일 발사한 4발의 탄도미사일은 주일미군기지 타격 연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일 "일본 주둔 미제침략군 기지들을 타격할 임무를 맡고 있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이 탄도로켓(미사일) 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탄도로켓 발사 훈련은 전략군 화성포병들의 핵전투부 취급 질서와 신속한 작전 수행 능력을 판정 검열하기 위하여 진행되였다"고 전했다.
북한이 전날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1~2초간격으로 동쪽을 향해 쏜 4발의 미사일은 '스커드-ER(Extended Range)'인 것으로 분석됐다. 군의 관계자는 "한미가 획득한 정보와 북한의 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스커드 개량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커드-ER은 사거리 500㎞의 단거리미사일인 '스커드-C'의 개량형으로, 사거리가 1000㎞에 달하고 중거리미사일로 분류된다. 스커드-C에 광학장비 등을 추가함으로써 유도조종 기능이 향상돼 오차반경을 줄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원거리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얘기다.
스커드-ER은 사거리 1300㎞인 노동미사일과 함께 한반도 전역뿐 아니라 주일미군기지를 표적으로 하는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북한이 강원도 원산에서 스커드-ER을 쏠 경우 일본 서부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 나가사키(長崎)현 사세보(佐世保) 등에 있는 미군기지가 사정권에 들어간다.
북한이 미사일 탄두 부분을 의미하는 '핵전투부' 취급 훈련을 했다고 밝힌 것은 이번에 시험발사한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이다. 북한 매체가 핵탄두에 해당하는 '핵전투부' 취급 질서를 검열했다고 보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이 최근 한반도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북한이 미사일에 핵탄두 탑재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주장하는 동시에 핵에는 핵으로 맞대응하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로 풀이된다.
북한이 우리의 미사일부대에 해당하는 전략군사령부 화성부대에 소형화한 핵탄두를 실전 배치했고, 이번에 모형 핵탄두를 장착해 세부적인 발사 절차를 점검한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북한의 주장 그대로 보면 핵 능력이 한 단계 진전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하지만 군의 관계자는 "스커드 ER은 탄두무게가 더 줄어들었기 때문에 북한의 소형화 기술 수준이 거기까지 진전됐을 가능성은 작다"며 "북한의 핵 소형화 주장은 신빙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미사일 발사를 현지에서 참관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현지에서 훈련을 지도하고 "언제 실전으로 번져질지 모를 준엄한 정세의 요구에 맞게 고도의 격동태세를 유지"하라고 명령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의 현장 지도 사진 등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 옆에는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락겸 전략군 사령관의 모습도 포착됐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통해 보면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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