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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공동취재단=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 지지자들과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날도 어김없이 오전부터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박단체 회원들이 사저 앞에서 태극기를 들고 진을 치고 있었다. 인근을 경비하는 경찰 50명과 사저 앞을 지키고 있는 취재진으로 인해 일대는 오전부터 혼란한 모습이 연출됐다. 오전 7시 30분께 사저 인근을 경비하는 경찰병력과 취재진 사이로 택시 한 대가 빠르게 다가와 사저 앞 정문 앞에 멈춰섰다. 택시에서 각각 50대와 40대로 추정되는 두 명의 여성이 내렸다.
두꺼운 목도리를 감은 두 여성은 취재진을 의식한 듯 박 전 대통령 사저 안으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 중 한 명의 여성은 박 전 대통령 특유의 '올림머리'를 담당한 정송주 원장으로 확인됐다. 정 원장은 강남의 유명 미용실 원장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담 미용사다. 세월호 참사가 터졌던 2014년 4월 16일 박 전 대통령 올림머리를 손질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정 원장은 한시간 가량 사저에 머물다 8시 30분께 돌아갔다. 사저에서 그는 박 전 대통령의 머리손질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전 대통령이 거처를 옮긴 이후 그를 만나기 위해 사저 안으로 발을 들인 민간인은 정 원장이 처음이다. 청와대에 나온 이후에도 '마스코트'인 올림머리부터 챙긴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이날 정 원장을 불러 머리손질을 한 것은 앞으로 사저 안에서 칩거만 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앞으로 외부 활동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올림머리를 손질을 마친 박 전 대통령이 첫 대외 활동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날 오후 3시 혀재까지 박 전 대통령은 사저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탄핵 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을 맡아 '막말 변론' 논란을 불러일으킨 김평우 변호사(72·사법시험 8회)도 사저를 찾았다.
그는 정 원장이 사저 내부로 들어간 지 30여분이 지난 8시께 사저 앞 정문에 당도했다. 남색 점퍼 차림에 탄핵 반대집회에 참석했을 때마다 착용했던 'UCLA 모자'를 쓴 김 변호사는 손에 갈색 서류봉투와 검은색 수첩 등을 쥐고 있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법률 자문을 위해 사저를 방문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는 결국 박 전 대통령을 만나지 못하고 10분만에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박 전 대통령측에서 사전에 방문 약속이 잡혀있지 않아 만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취재진이 김 변호사를 둘러싸고 질문 공세를 펼치자 그는 날카로운 발언을 쏟아내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변호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는 언론이 수사나 재판을 하는 기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당신들은 수사하고 재판하려 한다"며 "(언론의 질문에) 당신들은 질문할 권리가 없고 나는 답변할 의무가 없다. (수사와 재판의) 증인이 되고 싶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도 박 전 대통령 사저에서는 보수공사를 하는 인부들이 출입하며 집안 수리를 이어갔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무효를 주장하며 사저 앞을 지키는 지지자들의 집회도 이어졌다.
지지자들이 사저 인근 주민들과 다투거나 취재진과 실랑이를 하는 상황도 반복됐다. 오후 12시께에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 3명이 한 방송사 차량 통행을 막을 목적으로 골목길 바닥에 갑자기 드러누워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다. 이들은 "내 몸에 손대면 혀를 깨물고 죽겠다"거나 "밟고 지나가라"는 등 소란을 피웠다. 이웃 주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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