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을 보좌할 청와대 비서실 인선을 놓고 막판 고심하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10일 기존 친문재인 인사가 아닌 임종석 전 의원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전격 발탁하자 참여정부 시절 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동고동락했던 원조 친문 인사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윤건영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 송인배 전 청와대 사회조정2비서관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 최측근 인사들은 지난 9일밤 회동을 갖고 청와대에서 맡을 역할을 각각 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임 전 의원이 이미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상황인 터라,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는 자신들의 역할을 재조정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양 전 비서관은 이번 대선 기간 동안 문재인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일했다.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도 성격상 호칭을 편하게 부르지 못하는 문 전 대표이지만 양 부실장에게만큼은 '양비' '양 교수'라며 친근감을 드러낸다고 한다.
문재인정부에서도 양 전 비서관의 청와대행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데, 총무비서관이 유력시된다. 역대 정권을 살펴보면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최측근 인사들이 총무비서관에 주로 임명됐다. 언론계 내 인맥이 풍부하고, 정무적 감각이 뛰어난 양 전 비서관의 장점을 십분 살릴 수 있는 자리라는 평가다. 양 전 비서관은 임종석 실장과 대선 기간 내내 후보 비서실에서 어깨를 맞대고 근무한 만큼 비서실의 유기적인 업무협조 분위기가 형성될 거란 기대도 나온다.
대선기간 종합상황실 부실장으로 뛴 윤건영 전 비서관은 국정상황실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정권에선 주로 젊고 아이디어가 풍부한 인사들이 국정상황실장으로 근무했다.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에서 각각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장성민 전 의원과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이 대표적이다. 윤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내는 등 지근거리에서 보필해 문 대통령이 속내를 터넣고 얘기하는 몇안되는 측근 중 한명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 공천 파동 당시 문 대통령과 김종인 전 대표 간 회동에 유일하게 배석하기도 했다.
대선기간 일정총괄팀장을 지낸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제1부속실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1부속실은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인 만큼 문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송 전 비서관이 제격이란 얘기가 나온다. 송 전 비서관의 대선기간 중 역할도 사실상 부속실장 역할이었던 만큼 동일업무를 계속 수행한다는 장점도 있다. 송 전 비서관은 지난 총선 때 경남 양산에 출마했다가 석패했는데, 양산에 거처를 두고 있는 문 대통령이 그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한다. 송 전 비서관은 지난 총선이 5번째 국회의원 도전이었다. 그는 1998년 서울 종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로 정치생활을 시작한 뼛속까지 친노 인사다.
노영민 전 의원과 최재성 전 의원은 청와대행이 다소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초 비서실장 직이 유력하게 거론됐던 노 전 의원은 자신이 비서실장에 임명될 경우 '친문 패권주의' 비판이 불거져 문 대통령에게 누가 될 수 있다며 스스로 자리를 고사했다. 전직 3선 의원 출신에 친문계 좌장격이라는 점 때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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