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1일 정세균 국회의장 등 의장단과 4당 대표들을 예방하고 문재인 대통령 정부와의 협력을 요청했다. 국회 의장단과 각당 대표들은 새정부의 원활한 출발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지만 온도차이는 느껴졌다.
임종석 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박주선, 심재철 국회 부의장까지 차례로 예방해 '소통창구' 역할을 자처하며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임 실장은 정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어제 문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국회에서 하고 야당 당대표실을 방문한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메시지"라면서 "초기 안보, 외교 인사를 안정되게 관리하는 게 국민들에게 중요한데 국회의 협력 없이는 한 발자국도 갈 수 없다"며 국회의 협력을 요청했다.
정 의장은 임 실장에게 "중책을 맡게 돼 축하하고 잘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지금은 당이나 진영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승리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석 실장은 오후에는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한국당 정우택 당대표대행과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를 잇따라 찾았다. 당초 이날 오후에 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만날 예정이었지만 일정상의 이유로 만남이 불발됐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비서실장은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하고 잘못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면 용기를 갖고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임 실장의 역할을 주문하는 한편 "바른정당은 도울 일은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역시 당사를 찾은 임종석 실장에게 "비록 야당이지만 협조할 일 있으면 돕겠다"면서 새 정부에 관용의 정치를 주문했다.
하지만 협력 약속의 온도차는 확연했다. 정우택 대표는 "아직 문재인 대통령의 안보관에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들이 있다"고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이에 앞서 정 대표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 임종석 비서실장을 언급하면서 "예전 전대협 의장으로서 과거 문제라든지 성향 문제에 대해 당에서 비판적 시각의 논평이 나왔다"며 "추후 인사에 대해서 주시해서 볼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 선대위 통합정부추진위원장을 맡았던 박영선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한국당 정치인도 장관 임명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한국당 중에서도 탄핵이나 정의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데에 동참한 분은 가능하다고 보고
박 의원은 정의당 대선후보였던 심상정 대표를 '협치'의 상징으로서 노동부 장관에 기용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가능성 있는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전 후보의 입각 가능성을 두고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기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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