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쇄신방안을 놓고 내부 불협화음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선 이후 당 지지율이 한자릿수로 곤두박질 쳤다.
19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22%)에 따르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48%로 창당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한국당은 국민의당과 같은 8%에 그쳤다. 대선 직전인 지난 7~8일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보다 7%포인트 하락했으며 최근 6개월간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지난달 첫째주 지지율과 같은 수치다. 또한 '보수적자'를 놓고 경쟁중인 바른정당(7%)과도 격차가 1%포인트에 불과해 제1 야당의 위상을 무색하게 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지율 하락과 관련, "최근 당 대표로서 고언을 듣겠다고 한 자리에서 국민 생각과 다르게 말들이 오고가고, (홍준표) 후보가 페북을 통해 의사를 전달한 말들도 국민들에게는 굉장히 실망스럽게 다가간 것 같다"면서 "한국당은 신뢰와 품격의 문제가 가장 기본이고 두가지를 잃었을 때는 무신불립(無信不立) 원칙에 설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들이 등을 돌리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계파간 파열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대선 후 미국으로 건너간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는 이날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통해 복귀 의지를 불태우는 한편 친박(박근혜)계에 또다시 견제구를 날렸다.
홍 전 후보는 "노무현 정권보다 더 세련된 좌파들은 전열이 정비되면 우파 궤멸작전에 돌입할 것"이라며 "제일 선봉에 설 세력은 좌파 전위대 언론과 사정기관, 좌파 시민단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서는 처절한 반성과 치열함을 가져야 한다"면서 "구(舊)보수주의와는 결별하고 신(新)보수주의로 새롭게 무장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좌파들과는 다른 우파의 정치적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친박계를 '바퀴벌레'에 비유하며 "슬금슬금 기어 나와 당권이나 차지해보려고 설치는 자들"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것에 비하면 공격수위는 낮췄지만 친박과는 앞으로 같이 갈 수 없음을 내비친 셈이다.
또 "'기획탄핵'으로 집권한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전열을 재정비하고 신보수주의로 무장해 당원 모두가 전사가 돼야 한다"며 "모두 합심해 '좌파 광풍시대'에 적극 대처하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보수의 적은 육모방망이로 뒤통수를 뽀개버려야 한다"며 과격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정진석 의원도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제 보수도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한다. 젊고 잠재력 있는, 역량 있는 인물을 발굴하고 영입하고 키워야 한다"면서 "정상적인 당이면 초·재선 의원들이 '정풍(整風) 운동'을 들고나와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똥볼' 찰 것만 기다리고 있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집단지도체제 회귀론에 대해선 "강력한 제1야당으로서 책무를 다하려면 강력한 지도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적전분열 양상이 뻔히 보이는 집단지도체제를 왜 다시 도입하려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 의원은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에 불씨도 지폈다. 그는 "지금 당장 세(勢)를 불리는 의미에서의 통합 모색은 불필요하다"면서도 "이 정부가 잘못 나가는 걸 견제하고
[김명환 기자 /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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