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각) 뉴욕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양국 정상이 조속히 만났으면 한다"며 연내 한중 정상회담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양국 외교장관이 만나면 항상 해왔던 원론적인 언급"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으나 "전반적인 회담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연내 한중 정상회담 추진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날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양국 관계의 새로운 물꼬를 트게 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강 장관은 취임 후 두번째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핵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등 양국 핵심 현안을 빠짐없이 짚고 가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7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만난 왕이 부장의 장광설을 듣다 사드 보복 중단을 언급하지 못했던 숙제를 풀어가듯 강 장관은 이날 롯데 등 기업명을 언급하며 중국 경제 보복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따졌다.
강 장관은 왕이에게 "롯데 등 중국에 진출한 기업의 애로가 가중되는 모습은 기업의 중국 리스크를 부각하는 것이며 국민 감정을 악화시키는 것"이라며 사드 보복 중단을 요청했다. 왕이 부장은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며 기존 중국 정부 입장을 되풀이했으나 외교부 관계자는 "그 강도가 예전만큼 세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중 외교장관은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일본 상공을 향해 거듭 발사되고 있는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해서도 규탄했다. 두 장관은 북한의 이런 행동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는 점에도 의견
왕이 부장은 회담에서 "북중간 밀수 단속 강화 조치 등 안보리 결의를 철저하고 전면적으로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고 강 장관은 "안보리 결의 채택에 있어 중국의 역할을 평가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강화해 가자"고 답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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