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길에 동행한 김정숙 여사가 9일 인도네시아의 한 기숙학교에 방문해 학생들에게 태권도 도복을 선물하면서 '내조 외교'를 펼쳤다.
김 여사는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자동차로 한시간 가량 떨어진 보고르시에 있는 기숙학교 태권도단 모든 학생들에게 '한국의 태권도를 사랑해준 점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담아 도복을 전달했다. 그동안 학생들은 도복이 없어 평상복을 입고 태권도 수업을 받아왔다.
김 여사는 학생들의 도복 허리띠를 당겨 매주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어줬다. 또 현장에서 태극기가 가슴에 달린 도복을 입고 힘찬 구령과 함께 '지르기 동작'을 직접 선보이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이렇게 태권도로 환영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태권도를 통해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하나가 되었고 그랬기에 저 또한 여러분을 만날 수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여러분은 인도네시아의 미래"라고 손꼽았다. 김 여사는 "앞서 본 유단자들의 모습은 꾸준한 연습과 마음의 단련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인데, 하고자 하는 일에 있어서 한 단계 한 단계 해나가다 보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갖고 실천하는 모습을 강조했다.
김 여사는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미래가 여러분을 통해 더욱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초등학생 1학년인 제 손자가 얼마 전 파란띠를 땄다고 좋아했는데, 손자에게 여러분과의 추억을 이야기하면 무척 좋아할 것'이라며 친근함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김 여사와 학생들은 "태권도, 사랑해요"라고 함께 외치며 웃음꽃을 피웠다.
이 학교에서 운영하는 태권도단의 경우 코이카 봉사단원들이 수년 전부터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시작됐다. 지금은 전직 국가대표 출신인 신승중씨가 첫 번째 공식 사범으로서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신승중 사범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함께 태권도에 대한 인기도 올라가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나 뛰어놀기를 좋아하는 아이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는 태권도 국가대표팀이 세계 대회에서 우승자를 배출할 만큼 태권도가 널리 보급되어 있다.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는 '태권도 품새'가 최초로 정식종목에 채택되어 선보일 예정이다.
[자카르타 =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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