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보신 기사처럼 자유한국당이 당협위원장을 대거 물갈이했습니다.
당협위원장을 이렇게 바꾼 이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홍준표 대표의 당권 장악을 위한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데요.
정치부 오태윤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 질문 1 】
오 기자, 먼저 당협위원장이 뭡니까?
【 기자 】
당협위원장은 쉽게 말씀드리면 각 지역구의 책임자라고 보시면 됩니다.
과거에는 지역별로 지구당이라는 게 있었는데 그게 없어지면서 선거운동이나 세력을 모으는 당원협의회가 생겼는데요.
당협위원장은 이 당원협의회를 이끌면서 지역구를 총괄하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기초단체장 공천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구요.
당연히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 의원이나 단체장 후보 공천에 입김이 가장 큰 사람 가운데 하나입니다.
【 질문 2】
이번 교체 대상을 보면 친박계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오던데, 맞습니까?
【 기자 】
그렇습니다.
당협위원장 가운데 30%에 달하는 62명의 당협위원장이 교체 대상에 올랐는데요.
대다수의 친박계가 포함되면서 홍 대표의 친박청산 로드맵이 마무리단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입니다.
먼저 현역 의원 가운데 교체 대상이 된 서청원 의원을 비롯해 유기준, 배덕광, 엄용수 의원 모두 친박계 입니다.
서청원 의원은 출당 대상이 될 정도로 꾸준히 청산 대상 명단에 오르내리고 있었고, 유기준 의원도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는 등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분류됐습니다.
이뿐 아니라 원외 인사들 면면을 살펴보면요.
권영세 전 의원과 김희정 전 의원을 비롯해 19대 국회에서 친박계 비례대표로 분류된 전하진 전 의원과 박 전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도 활동한 박창식 전 의원 등이 포함됐습니다.
또 특정 계파로 분류되지 않는 류여해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재철 전 MBC 사장과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 교수도 당협위원장 직을 내려놓게 됐습니다.
【 질문 3 】
이렇게 친박계를 향해서는 나가라고 하지만, 바른정당 복당파 의원들의 자리는 대거 비워줬다면서요?
【 기자 】
그렇습니다.
탄핵 정국 때 자유한국당을 나갔던 현역 의원 지역구는 새로운 인물로 당협위원장이 채워졌었습니다.
그러니 바른정당에서 돌아온 복당파 의원들은 지역구 의원이지만 당협위원장은 아닌 상황이죠.
그런데, 이번 당무감사 결과 복당파 의원 지역구의 당협위원장이 대거 교체 대상이 됐습니다.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성태 의원의 지역구인 강서구 을을 비롯해 김영우, 이진복, 정양석 의원 등의 지역구 원외 당협위원장 상당수가 교체대상에 올랐습니다.
복당파 의원들이 자연스럽게 한국당에 합류함과 동시에 홍준표 대표의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입니다.
여기에 더해 현재 바른정당에 남아있는 이혜훈·유의동·이학재 의원이 있는 지역구도 교체 대상에 포함한 점도 눈에 띕니다.
쉽게 말해서 자리를 비워놨으니 들어오라는 건데요.
복당파 의원인 김성태 의원이 원내대표가 된 만큼 추가 복당을 환영한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 질문 4 】
친박계가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요?
【 기자 】
교체명단에 오른 사람이 60명을 넘는데다, 현역 의원들까지 포함되면서 당내 적잖은 파문이 예상됩니다.
특히 친박계가 대거 탈락하면서 당무감사가 친박 찍어내기 아니냐는 의구심이 현실화됐는데요.
홍 대표는 일체의 정무적인 판단 없이 계량화된 수치로 블라인드로 결정했다고는 하지만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거죠.
친박계를 포함한 교체대상자들이 홍 대표의 사당화가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면 당 내부는 큰 혼란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자유한국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야말로 승부수를 던진 셈이 됐는데 앞으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정치부 오태윤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