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보신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이 전화 외교에 나서고, 실무형 준비위원회가 꾸려지는 등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기 위한 회담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정치부 오지예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 기자, 정부가 다음 달 남북, 5월 미북 정상회담 사이에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죠. 당장 남북 정상회담 준비만 해도 바쁠 것 같은데 이유가 뭡니까.
【 기자 】
네, 쉽게 말하면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끝까지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뜻입니다.
다음 달 말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방식 등에 대한 북한의 인식이 확인되면, 미측에 먼저 설명해 미북 간 틀어질 수 있는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겠다는 계산인데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미국도 북한과의 회담을 앞두고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텐데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어제 "가급적 실무형이라도 한미 정상회담이 있는 게 낫지 않겠냐" 밝혔고,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도 성사 가능성을 시사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이낙연 / 국무총리 (지난 14일)
- "남북 정상회담의 경험이랄까, 그때 얻은 여러가지 판단, 이런 것들을 직접 설명하고 함께 지혜를 모으는 한미 정상회담이 중간에 있을지도…."
【 질문2 】
여기에 일본도 이전과 달리 한반도 정세 변화에 적극 참여하려는 분위기죠?
【 기자 】
네, 아베 일본 총리는 어제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중·일, 한일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했습니다.
그동안 북한을 적대시했던 일본 태도가 바뀐 만큼 협조 요청 차, 문 대통령이 서둘러 일본을 갈 수도 있는데요.
변수는 문 대통령의 일정입니다.
오는 22일 베트남 국빈 방문이 예정됐고, 28일에는 양제츠 중국 국무위원과 접견 가능성이 있어, 이번 달은 어려워 보입니다.
【 질문2-1 】
다음 달에는 남북정상회담이 있는데, 그전에 한일 정상이 만날 수도있을까요.
【 기자 】
네, 아무래도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는 한미 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으니, 아예 남북 회담 전인 다음 달 중순쯤 깜짝 성사될 수도 있고요.
한·중·일 정상회담의 경우, 청와대 관계자는 "중국 일정도 있기 때문에 날짜가 유동적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3 】
한반도 운전자론 이라는 말처럼, 우리 정부가 북핵 문제를 주도하고 있는데, 비핵화라는 성과를 결국 내는 게 중요하죠?
【 기자 】
그렇습니다.
제네바 합의와, 9.19 공동성명, 2.29 합의 등 북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과 합의는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하지만, 검증 단계에서 협상 깨기를 반복해 왔는데요.
정상회담 시간표가 나왔지만, 북한 당국은 공식 언급을 하지 않다 보니 우려도 여전한 상황입니다.
【질문3-1 】
게다가 북한 매체들은 비핵화와 관련한 보도도 일절 내놓지 않고 있어요.
【 기자 】
맞습니다.
그런데 최근 북한 보도 중 흥미로운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늙다리 미치광이, 패거리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미국 집권자'라고 순화해 부른 건데요.
북한도 정상회담을 앞두고, 화해 분위기를 이어가며 비핵화를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됩니다.
▶ 인터뷰 : 정영태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우리 정부가 내놓은 북한의 핵미사일 동결론, 거기에서 입구를 여는 그런 정도로 뭔가 북한의 변화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 앵커멘트 】
문재인 대통령이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고 밝힌 적이 있죠. 비핵화가 공언으로 끝나지 않도록 모처럼 열린 대화 국면을 순조롭고 노련하게 이끌어 나가야겠습니다.
오지예 기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