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일정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 사이의 치열한 기싸움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 준비단의 일원이라고 밝힌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당일인 12일 오후 2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3시) 싱가포르를 떠날 예정이라고 어제(10일) 보도했습니다.
북미정상회담은 내일(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에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로이터통신 보도대로라면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5시간 만에 종료하고 싱가포르를 떠나는 셈이 됩니다.
전문가들은 빠듯한 귀국일정이 김정은의 회담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북미정상회담 초기부터 미국에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북한이 회담 당일에는 주어진 시간 내에서 이야기할 것은 하고 합의가 안되면 언제든 돌아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 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또한 회담에 대한 강경한 의지를 표해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향해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단 한 번의 기회(one-time shot)"라고 말했습니다.
적극적으로 회담에 응하겠다는 트럼프의 의지가 읽히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합의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다시는 이런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경고성 메시지도 함께 담겨있습니다.
회담 전부터 치열한 기싸움이 오가는 와중에 5시간만에 정상회담이 끝날 경우 실질적인 성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와 이란 핵합의 파기 등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트럼프가 '합의자'라기보다는 '합의를 깨는 사람(Better Dealbreaker Than Dealmaker)'이라고 비꼬았습니다. 또한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트럼프가 (기존 질서의) 붕괴가 아니라, 건설적 거래로 나아갈 역량과 의지(Ability to shift from disruption to constructive dealmaking)를 갖췄는지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행정부 내의 의사결정 과정을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불안 요소로 지적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접근과 대북 협상 전략 논의를 위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위급 회의 미개최를 불안 요소로 꼽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격적인 외교 행태가 북미정상회담의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잇다는 것입니다.
한반도 전문가들 또한 북한이 수 많은 국제사회의 합의를 무시했던 전례들은 언급하며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사진촬영' 행사로 끝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수 많은 어려움들을 두 정상이 '5시간' 안에 해결 할 수 있을지 전세계의 이목이 싱가포르로 쏠리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김태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