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100억원 미만 관급공사에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하는 내용으로 조례를 개정하겠다고 밝히자 일방적 추진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도의회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 지사는 오늘(1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00억원 미만 공공건설공사 표준시장단가 적용을 정부에 건의하기 전에 경기도 조례 조항부터 삭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도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 조례' 제11조(표준시장단가 적용 제한)는 도지사가 지역중소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해 추정가격 100억원 미만의 모든 건설공사에 대해서는 예정가격 산정 시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지사는 "상위법인 행정안전부 예규에 100억원 미만 공공건설공사에는 (표준시장단가가 아닌) '표준품셈'을 적용하게 되어 있다 보니 경기도 조례도 동일하게 제정돼 있다"며 "행안부 예규도 함께 개정한다면 더욱 좋겠지만,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일부터 당장 시작하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표준품셈은 재료비, 인건비, 기계 경비 등 부문별 공사 비용을 표준화한 것이고, 표준시장단가는 과거 수행된 공사(계약단가, 입찰단가, 시공단가)에서 축적된 공정별 단가를 토대로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산출합니다.
이 지사는 "시장에서 900원에 살 수 있는 물건을 1천원 주고 살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 누군가 불로소득을 얻으면 그건 모든 이들의 손실이다"며 "공공건설공사비 거품제거,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기도에서 발주했던 공공건설공사 중 3건을 무작위로 골라 공사예정가를 계산해 보았더니 표준품셈 대신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할 때 적게는 3.9%에서 많게는 10.1%까지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도의회 한 관계자는 "상위법 개정 없이 조례부터 고쳐서 어떤 실효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게다가 이 지사가 언급한 조례 조항은 표준시장단가 미적용의 예외로 '표준시장단가 적용이 표준품셈 적용보다 원가가 높게 산정되는 경우'와 '표준품셈 적용이 어려운 신기술·신공법·특허 등을 포함하는 경우'를 넣는 등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건설업계가 반대하는 등 논란이 이는 사안에 대해 도의회와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조례 개정 계획을 밝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특히 도의회가 지난 7∼8일 표준시장단가 적용과 관련한 정부건의 방안
도내 건설업계는 "중소 업체들의 피해가 우려돼 100억원 미만 공사의 경우 표준품셈을 적용합니다. 이 지사가 표준시장단가 적용으로 관급공사 예산을 절감해 복지 등 공약사업에 사용할 계획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건설업체를 다 죽이는 것"이라며 이 지사와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