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58) 합참의장이 오늘(30일)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전격 발탁됐습니다.
정경두 내정자는 이양호 전 국방부 장관 이후 공군 출신으로는 24년 만에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됐습니다. 정 내정자가 국회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하면 역대 공군 출신 장관으로는 이양호, 주영복(1979-1982), 김정열(1957-1960) 전 장관에 이어 정 내정자가 네 번째 공군 출신 국방장관에 오르게 됩니다.
정경두 합참의장은 외견상 온화하지만,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는 깐깐한 성격이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처신이나 업무에 빈틈을 보이지 않아 부하들은 보고나 토의 때 항상 긴장합니다. 군 내부에서 정 내정자에 대해 국방개혁을 일관되고 꼼꼼하게 추진할 적임자로 꼽는 것도 이런 성격 탓입니다.
정 합참의장은 F-5가 주기종인 전투기 조종사로 2천800여 시간의 비행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경남 진주 출신인 정 내정자는 공사 30기로 제1전투비행단장을 거쳐 공군 전력기획참모부에서 전력 건설 업무 경험을 쌓았습니다.
또 공군 남부전투사령관과 공군참모차장,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공군참모총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정 합참의장은 올해 초 공직자 재산 신고 때 건물과 예금을 포함해 10억9천594만원의 재산을 신고했습니다.
군 관계자는 "비육군을 중심으로 한 파격 인사가 거듭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군 내부에서는 정경두 내정자에게 "국방개혁 완성"이란 특명이 부여됐을 것으로 관측합니다.
현 송영무 국방장관이 수립한 '국방개혁2.0'의 과제들이 군 내부에 탄탄하게 뿌리내리도록 정 내정자에게 주문했다는 것입니다.
군 관계자들은 치밀하고 합리적인 스타일의 정 내정자가 군을 무난하게 이끌며 국방개혁 과제들을 꼼꼼하게 챙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 관계자는 "국방개혁을 추진하는 데 '자군 이기주의'를 철저히 배격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개혁을 이루는 데 아직은 '비육군' 출신이 적임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육군 중심의 군 기득권을 타파하고 국방개혁을 추진하는데 난관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국방부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확정한 '국방개혁2.0'의 과제 대부분은 육군에 집중됐습니다. 장성 76명 감축을 비롯해 병력 및 대규모 부대 감축 등이 대부분 육군이 해결해야 하는 것들입니다.
국방개혁2.0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해군 출신 송 장관도 적잖이 애먹었다는 말이 군내에 파다한 것을 보면 기득권 세력의 저항 강도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군기무사령부를 해체하고 안보지원사령부를 창설하는 과정에서 부대원 750여 명이 원부대로 복귀하고 있고, 기무사 작성 계엄령 문건 수사가 한창 진행되면서 군내 분위기는 상당히 어수선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득권이 표출하는 불만의 목소리를 적절하게 조율하고,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강력한 리더십 발휘가 정 내정자에게 주어진 일차적인 과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정 내정자의 발탁은 미래전에 대비하고 남북관계 등 한반도 주변 안보상황 변화에 부응해 새로운 군사력 건설 수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반영한 결과라는 풀이도 있습니다.
4·27 판문점 선언으로 남북 군사 당국 간 적대 행위 해소 조치들이 구체적으로 협의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가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예측되는 시기에 새 군사력건설 방향 설정은 매우 중요한 과제로 꼽힙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대비에 치중된 군사력 건설 방향을 미래전은 물론 포괄적인 전방위 위협 대비로 방향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습니다. 무엇보다 막강한 군내 파워를 바탕으로 육군이 전차 등 지상전력 강화에 중점을 둔 군사력 확충이 문제라는 지적은 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지속해서 거론돼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군사 전문가들은 이제는 '멀리 보고, 멀리 날리는' 항공·정찰·유도무기 전력 강화에 비중을 둬야 할 때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정 내정자는 공군본부 전력기획참모부에서 공중전력 소요 업무를 맡았고, 합참 전
군 관계자는 "지상 전력에 비중을 둔 군사력 방향을 단기간에 조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육군의 입장을 적절하게 조절해 새로운 군사력건설 방향에 대한 컨센서스를 이뤄나가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