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미국의 속내는 다소 복잡합니다.
비핵화와 관련된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한미 관계마저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문제로 위기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성공하기를 고대하는 눈치입니다.
워싱턴에 있는 기자 연결하겠습니다.
김형오 기자
【 질문 1 】
어제 첫 정상회담이 있었는데, 미국 쪽의 반응은 나왔습니까?
【 기자 】
한국 시각으로 어제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짧은 회담이 있었습니다만, 미 백악관이나 국무부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트윗에서 아무런 언급이 없었습니다.
그만큼 신중한 모드로 지켜보고 있는 셈입니다.
오늘 두번째 회담이 있는 만큼, 이 결과를 지켜본 뒤 미 정부의 공식입장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2 】
미 언론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기자 】
허리케인 플로렌스와 밥 우드워드의 백악관 실상 폭로로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미 언론들은 이번 3차 회담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CNN은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도착 소식을 전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이후 직접 공항에 나와 외빈을 영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습니다.
시사 주간지 'TIME'도 홈페이지 하단에 별도 동영상을 싣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PBS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이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해답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며 관련 소식을 상세히 전했고,
트럼프 지지 성향이 강한 FOX 뉴스는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핵탄두 목록을 제출하겠다는 약속을 얻어낸다면 회담은 성공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싣기도 했습니다.
원론적 얘기지만, 대체로 미 언론들이 회의적 시선을 보내는 상황에서 성공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것이 눈에 띕니다.
【 질문 3 】
김 기자. 미 언론들은 이번 회담이 남북 관계나 북미 관계뿐 아니라 한미 관계에서도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을 하던데요. 어떤 이유 때문이죠?
【 기자 】
미국의 소리(VOA)는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나 남북 관계 개선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확고히 할 수 있을지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거꾸로 얘기하면,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답변을 얻어내지 못한다면 중재자 역할은 흔들릴 것이고, 이는 한미 관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AP 통신이 이번 회담이 문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힘든 회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이례적으로 이틀 연속 전화통화를 하며 한미 동맹과 대북 제재를 강조한 것은 이런 시선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국내 정치 위기를 김정은 카드로 돌파하고 싶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오늘 평양에서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기를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워싱턴에서 MBN뉴스 김형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