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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정책 페스티벌 기획 6년째 운영하는 이형용 이사장 |
대한민국 정책 페스티벌 기획 6년째 운영하는 이형용 이사장(사진)
지난 9일과 10일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는 '2018 대한민국 정책 컨벤션&페스티벌'이 열렸다. '정책'과 '페스티벌'이라는 어울리지 않은 단어의 조합이 역설적으로 눈길을 끌었다.
대회주제는 '4차산업혁명 자치 분권 거버넌스'. 과연 이 거창하고 난해한 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했다.
그런데 의외로 참여자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박진감 넘치는 개막식 축하공연부터 이틀간 다섯 개의 세션 별로 쉴새없이 돌아가는 토론회 마다 열띤 논의가 이어졌다. 락밴드가 찬송가를 공연하는 기독교 예배를 보는 것 같았다고 할까.
그런데 이 행사가 벌써 6회째란다. 대회 상임 집행위원장으로 정책 페스티벌을 최초로 기획하고 6년째 개최하고 있는 이형용 거버넌스센터 이사장을 만났다.
▶ 처음 시작할 때와 비교해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 첫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초기 집행위 멤버들로부터 "이 대회 과연 해 낼 수 있는 거냐?" 하는 질문을 많이 들었습니다. 중간에 포기하고 빠진 멤버도 있었습니다.
또 "이 행사, 정치적인 행사 아니냐?" 는 오해도 있었구요.
2회 대회 때는 패널 참여자가 오기로 했다가 취소해서 사정을 물어 봤더니 '특정 진영에서 판을 깔면서 구색 갖추기로 끼워넣는 것인 줄 알다' 고 하더군요. 다시 설득해서 참여시켰습니다.
일일이 다 말하기 어려운 기가 막힌 과정을 겪으며 여기까지 왔지요.
이제는 척박한 땅에 뿌린 씨앗이 여러 사람들의 선의와 합심, 협력으로 다행히 죽지 않고 싹이 터 줄기가 나기 시작했지요.
올해는 정책 캠페인이 '플랫폼 성격'으로 자리 잡아 참가 기관단체 혹은 그룹들이 파트너십을 가지고 동참하기 시작했어요.
자체적으로 세션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비중이 조직위의 세션보다 비중이 더 커졌습니다.
저로서는 정말 반가운 진전입니다. 이제부터 준비 과정에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진정한 페스티벌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시민이 주체로 참여하는 진정한 축제의 마당으로 나아가게 하고 싶습니다.
▶ 정책페스티벌은 아직 일반인들이 흥미를 갖기 어려운 행사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 행사를 기획하게 된 동기는 어떤 것이었나요?
▷ 2009년 가을 거버넌스센터 제안으로 '시민사회 진보보수 중견활동가 집담회'를 시작했습니다.
몇 년 간 이어진 집담회 성과로 총선이 있던 2012년 초 '21세기 성숙한 사회 발전을 위한 진보보수 중견활동가 합의' 기자회견을 열었죠.
일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상당히 주목받았습니다.
'국민적인 정책 축제'를 통한 국가 사회 캠페인이 정치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봤습니다. 안팎으로 격변하는 시대에 낡은 진영 논리, 패거리 문화를 청산하려면 시민들이 무관심과 무기력을 뛰어 넘어야 합니다. 정치가 축제처럼 흥겨운 것이 되어야 하죠.
이런 정치 축제가 사회통합의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것이 저의 소망입니다.
▶ 행사의 밑그림이 된 벤치마크 모델이 있었나요?
▷ 이 일을 추진하다가 스웨덴의 알메달렌 정치 박람회를 알게 됐습니다. 아이디어를 준 벤치마크 모델이라기 보다는 확신을 심어준 모델이지요.
여름 휴가철 스웨덴 고틀란드섬의 작은 마을 알메달렌에 정치인과 기업인, 언론인, 시민 단체 관계자들이 국민과 직접 만나고 정책을 이야기합니다.
다양한 정책 이슈가 마치 박람회에 나온 전시 상품 같다는 의미에서 정책 박람회, 정치 박람회로 불리는 알메달렌에서 스웨덴 사람들은 정치와 정책을 일종의 오락처럼 즐깁니다.
알메달렌 주간은 정치인과 국민이 함께 밥먹고 이야기하고 춤추면서 소통하는 축제이기도 하죠. 우리나라에서도 각 정당의 정치인들이 출전하는 댄스 배틀이나 록 페스티벌 같은 분위기의 정당 대표 연설을 꿈꿔 봅니다.
정책 페스티벌이 시민 참여 열기를 이끌어낸다면 언젠가는 여의도 섬에서도 알메달렌 같은 정치 축제가 열리지 않을까요? 우리 역사에도 동맹, 영고, 무천 같은 부족간 종합 축제의 전통이 있습니다. 사실 스웨덴의 알메달렌 보다는 우리 것을 21세기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였지요.
▶ 정치인들과 학자 시민단체들이 대거 참여한 것에 놀랐습니다. 이런 행사를 조직해낸 이사장님은 어떤 사람입니까.
▷ 사실 올해는 시기와 장소 문제로 야외 전시문화이벤트 행사를 줄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대회가 알려지고 있는 것이 고무적입니다.
저는 청년단체 활동도 했고, 서영훈 선생님 모시고 '도산안창호선생기념사업회' 심부름도 하면서 도산 선생으로부터 감화를 많이 받았어요.
장애인 인식개선 캠페인 단체 활동도 했고, 1999년부터 얼마간 제2건국위에서 전문위원으로 일하면서 사회운동으로서 '거버넌스' 의제를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2003년 무렵 부패방지위원회에서 시민협력팀장으로 일할 때 민관협력포럼을 창립하면서 공동대표를 했고요. 대학에서 미래학 강의를 잠깐하기도 했습니다.
그밖에도 '미래사회와종교성연구원'을 비롯한 여러 단체와 지속가능발전위, 사회통합위 같은 정부위원회 등에 관계하기도 했지만, 저 자신은 그냥 사회운동가의 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거버넌스 센터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시죠..
▷ 거버넌스센터는 한마디로 '거버넌스 국가 구현'을 비전으로, 보다 책임 있는 거버넌스 캠페인을 펼치기 위한 거버넌스 전문 연구실행 기관입니다.
성찰과 파트너십에 기초한 거버넌스 패러다임이 단순한 담론에 그치지 않고 국가사회공동체의 실질적인 변모를 이끌 수 있도록 실천력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 산하에 전문 기관으로 연구소, 교육원을 두고 있고, 전문회원 네트워크로 거버넌스지방정치연구회, 거버넌스리더스클럽이 있으며, 거버넌스스마트시티캠페인사업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이번 행사 키워드를 4차산업혁명으로 정한 이유는 뭔가요?
▷ 거버넌스가 패러다임 시프트의 문제인 것처럼, 4차 산업혁명은 국가사회 발전과 국민들의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거대한 변화의 흐름이죠.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추격 전략이 불가능하다고 하죠. 소위 퍼스트 무버만 존재할 뿐 패스트 팔로워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통찰입니다.
기회를 놓치는 것은 영원한 낙오자가 된다는 뜻입니다. 국가의 운명이 걸려 있다는 절박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정치와 리더쉽이 그것을 각성시키고 변화를 이끌어가는 동력이 되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국가와 사회 공동체가 거대한 도전에 직면한 지금이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와 시민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봤습니다.
그래서 이번 정책 페스티벌의 주제로 망설임 없이 선택했습니다.
▶ 가장 중요한 예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셨는지요? 적자입니까, 흑자입니까.
▷ 적자인지 흑자인지는 비밀입니다. (웃음) 사실 재정은 과거에도 앞으로도 영원한 숙제일 겁니다. 주머니 돈 털고, 품 팔고, 행사 앞두고는 잠 안자고 해왔지요.
초기 조직자로서 힘들기는 했지만 이 대회가 시민 축제로서 자생력을 만들어가는 길이자, 과정을
처음부터 정부나 재계에 기대면 자생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죠. 그러나 이제 맨 손으로 이만큼 왔으니 재정도 좀 여유가 생기면 좋겠습니다.
정책페스티벌이 재정적으로 성공하는 길도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있어야만 열리리라 믿습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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