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많이 받은 것 같은데…" 신임 창원시설공단 이사장, 막말 파문

"마산사람 일부는 맹목적인 '꼴통'이다" "팁 많이 받은 것 같은데 좀 부끄러워해도 된다"
신임 허환구(69) 창원시시설공단 이사장이 첫 간부회의에서 인격모독, 지역비하, 성희롱성 발언 등 각종 막말을 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허 이사장은 지난 지방선거에 허성무 창원시장의 선거 캠프에서 상임고문을 맡는 등 최측근 인사로 알려지면서 제대로 된 검증없이 이뤄진 '보은인사'가 낳은 촌극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허 이사장은 지난 2일 열린 시무식 겸 간부회의에서 여러가지 막말을 쏟아냈다. 그는 창원의 새야구장인 '창원 NC파크'의 명칭과 관련해 "마산 사람 일부 맹목적인 그런 꼴통 사람들이 마산으로 하라 하는데, 이제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발언했다. 창원 새 야구장은 지난 연말 마산지역에서 '마산'이란 명칭이 들어가야 한다며 지역에서 논란이 일었던 사안이다. 허 이사장은 이같은 논란을 빗대 마산 사람들을 '꼴통'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인격모독적 발언도 내뱉었다. 그는 한 노인복지관장에게 "말이 느려서 직원들이 답답해하겠다"고 했고, 한 관리소장에게는 "좌천됐구나"라고 말했다.
여성 간부직원에게 성희롱적인 발언도 논란이 되고 있다. 허 이사장은 한 여성 문화센터장이 센터 내 수영장과 헬스장 운영에 대해 보고하자 "관장(센터장)은 수영장은 못 들어가겠는데. 남자들 많이 볼라 해서"라고 말했다.
허 이사장은 또 도민프로축구구단인 경남 FC 운영과 관련해서도 "경남FC 대표이사가 고향 후배고 각별한 사이다. 김종부(감독)가 쓸데없이 2위 해가지고 피곤하다고 한다. 연봉 많이 달라 해서 대표이사가 죽을 지경이다. (중략) 도민구단은 꼴등만 피하면 되는데 난데없이 2등을 해가지고"라고 말했다. 경남 FC는 부진한 성적으로 2부리그로 강등됐다가 지난해 1부리그로 올라와 첫 해 준우승의 기염을 토했다. 허 이사장은 엉뚱하게도 뛰어난 성적을 거둔 경남FC를 두고 선수들의 연봉 트집으로 대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을 한 것이다.
그는 과거 자신의 음주운전에 적발되고 안면으로 풀려났다는 말도 했다. 허 이사장은 최근 윤창호 법과 관련해 얘기하면서 "도의회 계장할 때 술을 많이 먹고 창원대로 쪽으로 가다 통발식 단속에 걸렸는데, 내 아는 경찰이 차량에 목을 넣어가지고 '불면 나오는데 조심해라' 하면서 봐주더라고. 그래서 빠져나온 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회의에는 팀장급 이상 30여명의 간부 직원들이 참석했다. 허 이사장의 이날 도넘은 발언은 내부에서 촬영돼 내부전산망에 녹화 동영상 파일이 올려지면서 알려졌다. 허 이사장은 지난 1일 창원시설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됐으며 임기는 오는 2021년 12월까지 3년이다.
이에대해 허 이사장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취임식을 하지 않고 첫 간부 업무보고에서 서로 소통하는 차원에서 편안하게 얘기했던 것들이 일부 직원들에게 불쾌하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지난 16일 허 이사장을 불러 직접 구두 경고했다.
[창원 = 최승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