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천을 달고 왔지만 귀순 의사는 없다는 북한군 목선부터, 11일만에 북에서 풀려난 우리 선원까지 북한 소식을 정치부 주진희 기자와 뉴스 추적해보겠습니다.
오늘 북한 소식이 이것저것 많았는데, 먼저 북한 목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얼마 전, 북한 목선이 자력으로 삼척항에 들어와서 태연하게 핸드폰을 빌리고 했는데, 최근 북한 목선이 자주 떠내려 오네요?
【 기자 】
요즘 들어 자주 떠내려 오는 것같이 느끼시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합참에 따르면 지난 2개월 정도 동안 동해 NLL을 넘어온 북한 어선은 무려 380척에 달합니다.
작년 비슷한 시기, 40여 척이었던 것을 비교하면 10배 늘어난 거지만, 이유가 있습니다.
올해 '물반 오징어반'이라 할 정도로 동해에 풍부한 오징어 어장이 형성됐는데, 예년보다 어장이 남쪽에 형성된 겁니다.
군 당국은 북한 어선 대부분, 남측으로 예인하지 않고 북측 바다로 돌아가도록 퇴거조치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만 이례적으로 예인한 겁니다.
【 질문 2 】
앞서 기사에서 보면, 흰 색 천을 달고 내려왔다는데, 그래서 예인한 건가요?
흰 깃발이라고 하면, '공격하지 말아라, 투항하겠다'는 의미니까 귀순 목적도 있을 수 있지 않습니까.
【 기자 】
앞서 보셨지만, 귀순 의사를 묻자 북한 선원들은 "일 없습네다"라고 답했죠.
그렇지 않다는 북한식 표현인데요, 귀순의사가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귀순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단정하기도 애매합니다.
엔진 고장도 아닌데, 정남향으로 계속 내려왔다는 점, 연안가 '불빛'들을 보면 남측임을 알 텐데도 계속 내려왔다는 점이 의심스럽죠.
목적지가 남쪽이었다, 즉 귀순아니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늦은 밤을 타서 남하했던 점에서는 대공혐의점이 있을 수 있어,구체적인 월선 이유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 질문 3 】
지난번 목선 사태때문인지 이번에는 국방부가 전광석화같이 아주 빠르게 대응했습니다.
출동도 빨랐고 언론 공개도 빨랐고요.
아무래도 지난 번에 목선 사건이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 기자 】
네 맞습니다.
이번에는 NLL 위에서 내려오는 순간부터 포착해 지켜보고 있다가, 월선하자마자 바로 접근했습니다.
월선 직후 20분 만에 현장출동한 것이고, 북한 목선 진로를 차단하고 승선해 확인 조치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57분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미흡한 대처는 있었습니다.
지난 번 목선 사건을 기억하시죠.
우리 삼척항에 스스로 도착한 북한 어민들은 처음에는 "귀순하지 않겠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일부가 말을 바꿨는데, 알고보니 원래 귀순하러 왔는데 북에 있는 가족이 걱정되서 솔직하지 못했던 겁니다.
이번에도 그런 경우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군 당국이 '귀순 의사가 없다고 한다'며 공공연히 밝혔으니, 북한 어민들은 진퇴양난에 빠지게 됐습니다.
만약 귀순하려고 왔다면, 이 말을 뒤집는 순간 북에 있는 가족들이 위험할 거고요, 그렇다고 다시 돌아가기도 무서울 테니까요.
사실, 북한 주민의 자유 의사가 최대한 존중받도록 귀순 의사는 공표 안하는게 맞습니다.
【 앵커멘트 】
최근 북한이, 러시아 선박에 타고 있던 우리 선원 좀 돌려보내라라고 해도 '묵묵 부답'이고 쌀도 안 받겠다고 불만이 많은데요.
그래도 적극적 '거부'는 하지 않고 있다는 것에 희망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치부 주진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