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북한에 억류됐다가 작년에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목사가 미 중앙정보국(CIA)과 한국 국가정보원을 위한 스파이로 활동했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최근 북한전문매체 NK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보기관들은 탈북자들이 제공한 정보가 불완전하다고 봤다"면서 "그들은 내게 북한 내부에서 '안테나' 역할을 하도록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5년 10월 북한 함경북도 나선에서 체포돼 2년 반 가량 붙잡혔으며 북한은 체제전복 혐의를 적용해 2016년 4월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목사가 지난 2016년 3월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조선 정보 모략꾼들의 지령을 받고 공화국의 당, 국가, 군사 비밀을 체계적으로 수집해 그들에게 넘겨주는 간첩 행위를 감행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 목사는 인터뷰에서 당시 기자회견 진술이 대체로 사실이며 미국의 이익과 관련된 이슈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CIA와도 협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는 카메라가 장착된 시계로 장면들을 촬영했으며, 전자파 도청 장비들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군사 및 핵 프로그램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CIA는 위성사진을 통해 나진항에서 의심스러운 선박을 감지하던 중에 나에게 초근접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그 선박이 무슨 용도로 쓰이고 있는지 파악해냈고 나는 (체포) 바로 전에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한 CIA 요원은 "당신은 미국 시민인 만큼 미국도 당신의 조국이다. 조국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득했다고 김 목사는 밝혔다.
지난 1980년대 미국으로 이민한 김 목사는 재산 260만달러(약 31억원)를 투자해 북한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라선경제특구에서 두만강호텔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후 김 목사는 북한 통일전선부에서 특정 직위를 받은 뒤 이를 이용해 북한 고위급 인사와 과학자들을 접촉했다고 한다. 평양과 청진, 혜산, 라선에서 비밀 요원들을 동원하기도 했다. 그는 "비밀 요원들과의 교류는 극비리에 이뤄졌다. 인천국제
김 목사는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지난해 5월 이뤄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역시 한국계 미국인인 김상덕 김학송 씨와 함께 미국으로 귀환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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