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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후보자 '다시 청문회 준비로' [사진출처 = 연합뉴스] |
야당과 언론은 조 후보자 딸의 대학·의전원 진학, 그리고 장학금 수령에 있어 특혜 의혹을 지적한다. 객관적으로 실력이 안되는것 같은데 너무 많은 기회의 창을 넘어갔다는 의혹이다. 법무부 장관 임명은 명문대학과 의전원 입학에 비할수 없이 큰 기회다. 조국은 숱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버티고 있다. 그런데 이 명분은 그의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의학논문 만큼이나 미심쩍다. 조국은 '개혁면허'라도 가졌나. 이 나라에서 오직 조국만이 할 수 있는 개혁이라는게 도대체 뭔가. '나 아니면 안된다' 이런 태도를 자주 표출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선 과대망상이라고 야유한다. 조국은 "짐을 내려놓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 짐 누가 지웠나. 참 비장도 하다. 어쨌든 조 후보자와 그 딸 둘다 남이 못갖는 기회를 포착하는 재주는 인정해야 한다. 부러운 DNA다.
기자간담회 발언중 뜨악했던 것중 하나는 "가장으로서, 아버지로서 '제가(齊家)를 잘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는 것이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중 제가를 말한 것이다. 아니 그러면 수신은 잘했다는 얘기인가.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어제의 조국이 오늘의 조국을 논핵하는 이 블랙코미디가 잘한 수신의 결과물이란 말인가. 사실 국민은 조 후보자의 제가까지 따질 생각도 없었다. 앞과 뒤, 말과 행동이 다른 이중인격이 '개혁'을 말하는 상황에 이미 질려버린 뒤였다. 제가까지 따지게 만든 것은 조국 본인이 버텼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 후보자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가 각각 분리된 개념인듯 말하고 있는데 그런것 아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로 연결되는 확장적 개념이다. 제가 빼고 나머지는 다 잘할 수 있는 그런 구조가 아니라는 거다. 조 후보자 본인이 치국과 평천하를 꿈꾸는 듯 같기에 하는 소리다.
조국은 지금 스스로에게 개혁의 사명을 지우고 있다. 교수 시절의 그는 SNS를 통해 '몽매한' 대한민국과 국민을 일깨우는 재미로 살았던 걸로 보인다. 이같은 인간형을 19세기 프랑스 정치경제 평론가 클로드 바스티아는 '법'이란 팸플릿에서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이 세상에는 위대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중략)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인류 위에 자리 잡고서 이 인류를 지도하고 있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 인류를 돌보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바스티아가 볼 때 이런 사람들이야 말로 세상을 비극으로 몰고 간다.
[노원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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