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집회에 주최 측 추산 200만 명이 참여하면서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나 앞으로 검찰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인데요.
정치부 이동석 기자와 뉴스추적 해보겠습니다.
【 질문 1 】
이 기자, 어젯밤 검찰개혁 촛불집회에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몰렸는데, 주로 어떤 사람들이 참석했나요?
【 기자 1 】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는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가 주최했습니다.
범국민시민연대는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먼지털기' 수사를 진행하고 피의사실 유포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일주일에 서너 차례씩 열리면서 벌써 7차례 집회가 열렸습니다.
지난 16일 첫 집회가 열렸을 때는 600여 명이 참석했지만, 검찰 수사가 가속화 되며 참가자 수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조 장관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지난 금요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검찰에 대해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참가 인원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2 】
저도 어제 집회 영상을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서초동 검찰청사 앞이 인파로 가득 찼던데 도대체 얼마나 모인 건가요?
【 기자 2 】
정확한 인원은 알 수 없습니다.
경찰은 지난 2017년 1월부터 집회 시위 추산인원을 밝히지 않고 있는데, 주최 측은 2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서울중앙지검을 중심으로 서울성모병원 사거리부터 예술의전당까지 8차선 도로를 완전히 통제했는데요.
주최 측 추산이라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갑작스럽게 몰려든 인파로 현장에서는 휴대폰 통화가 안 되고 인터넷 연결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MBN도 어제 뉴스 시간에서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을 전달하려 했으나, 통신이 마비되면서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중계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주최 측은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들자 집회 후 진행하려던 행진을 급히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 질문 3 】
이 숫자도 주최 측도 미처 예상치 못했다고 하던데, 여야 간에 참석 숫자를 놓고 오늘 공방이 벌어졌네요.
【 기자 3 】
취재에 따르면, 당초 주최 측은 8천여 명 참가로 집회 신고를 했다고 합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당초 10만 명을 예상했습니다.
이 원내대표의 발언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이인영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26일)
- "이번 주말에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서초동으로 향한다고 합니다. 검찰 개혁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의지도 한층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원내대표는 SNS를 통해 10만 개 촛불 발언이 많이 부족했다며, "국민들의 마음 속에 켜진 촛불까지 합치면 2,000만일 수도 있다"고 사과 아닌 사과를 했습니다.
이에 대한 자유한국당은 숫자 조작이라고 발끈했습니다.
집회가 열린 일대에 '서리풀페스티벌'이라는 행사가 열렸다며 촛불집회 참가자와 축제 참가자가 구분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박성중 / 자유한국당 의원
- "서초구에서 주최한 서리풀축제 인원은 7만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만 주장하는 시위대는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완전한 숫자 부풀리기다…."
【 질문 3-1 】
이런 와중에 한국당이 촛불 집회 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였다는데 무슨 내용입니까?
【 기자 3-1 】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오늘 SNS에 올린 글을 보겠습니다.
북한 열병식 10만 명 등을 소개하며 좌좀들 150만 명이라고 적었는데요.
촛불 집회 참가자들을 '좌좀'이라고 적시한 겁니다.
좌좀이란 좀비처럼 영혼 없이 좌익 사상에 빠진 사람들을 비하한 표현입니다.
같은 당 전희경 의원은 참가자를 '정신나간 이들'이라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 질문 4 】
그런가 하면 어제 촛불집회를 놓고 진보진영이 분열에 휩싸였다는 이야기도 나오던데요?
【 기자 4 】
진보 성향 시민단체 참여연대의 간부인 김경율 집행위원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전문가들을 비난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반 동안 조국은 민정수석 자리에서 시원하게 말아드셨다"고 밝힌 건데요.
반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검찰의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에 대해 "조 장관을 넘어 대통령과 맞대결하는 양상까지 왔는데, 총·칼은 안 들었으나 위헌적 쿠데타나 마찬가지"라며 검찰을 정조준했습니다.
최근 정의당 탈당계를 냈다가 철회한 진보 논객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상태에서 검찰 개혁은 결국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자 하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조금 안쓰럽다"며 검찰개혁 의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습니다.
【 앵커멘트 】
어젯 밤 서초동 촛불 집회에는 전국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수많은 시민이 참여했습니다.
참여 시민이 몇 명이냐를 따지는 일 자체가
무의미할정도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참여 시민의 숫자 공방이 아니라
참여 시민의 열망이 무엇인지를 읽어내는
것이겠죠.
뉴스추적 이동석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