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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29일 오후 별세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재임 중 부모상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차분하게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조문과 조화도 사양했다. 애도와 추모의 뜻은 마음으로만 전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어느 아들·딸에게나 부모 장례는 침통한 순간이다. 지인들의 위로가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오히려 북적이는 조문객이 고인을 추모하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5부 요인의 문상은 받느냐'는 질문에 "(문 대통령이) 일반인이든 (정부) 관계자든 기본적으로 조문과 조화는 받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런 문 대통령의 뜻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을 둘러싼 사람들의 반응은 천차만별일 것이다. 유가족의 뜻을 존중해 마음만으로 위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유가족이 뭐라하든 조문을 하지 않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심지어 "내가 얼마나 대통령과 가까운데..."라며 이 참에 뭔가 보려주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 공직자 중에 아들·딸 결혼식을 소리소문 없이 치르는 사례는 꽤 있지만 부모 장례식을 가족끼리만 조용히 치르는 사례는 드물다. 고인을 추모하려는 조문 기회를 막았다가는 자칫 불효자라고 힐난당할 수도 있다. 현대 사회의 인간관계가 얇으면서도 넓어진 탓에 대다수 장례식장은 조문객들과 상주가 눈도장 찍는 정치판이거나 장사판 같은
그래서 대통령의 모친상에 더 관심을 쏟게 된다. 빈소의 문턱을 얼마나 높이는지 지켜보게 된다. 그 모습이 장삼이사의 장례문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보다 검소하고 조용한 가족 장례문화를 안착시키는 이정표가 될 수도 있다.
[최경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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