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에서 쇄신론 터져나왔다. 총선 5개월을 앞두고 재선의원인 김태흠 의원이 총대를 멨다. 6일엔 비례대표 초선인 유민봉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공식 발표하며 불씨를 이어갔다. 초재선의원을 중심으로 쇄신론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지난 5일 인적쇄신과 중진의원 용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막 의원실로 돌어온 그를 만났다. 지친 듯 해보였지만, 할말 다해서 속은 후련하다는 표정이었다. 인터뷰 내내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가 계속 들어왔다. 동료의원들의 응원이었다.
김 의원은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서", "당지도부에 경고를 주고 가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당 쇄신론을 들고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기반이 좋은 3선이상 중진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 보여야하는데, 사람들이 스스로 바뀌질 않으니 얘길 안할수 없었다"며 "홍준표 전 대표를 비롯해 우리당의 자산이라할 수 있는 중진들이 (당선하기 편안한) 영남이나 찾아가는 모습보면서 당의 미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가 당을 잘못 이끌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일련의 인재영입 논란이나 총선기획단 구성을 보면, 뭐가 중요한지 우선순위가 뭔지를 모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답답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재영입 같은 것도 신중하게 검증하면서 12월이나 1월에 해도 늦지 않았다"며 "제대로된 스크린없이 성급하게 하는 과정에서 국민에게 실망감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큰 그림과 로드맵없이 당을 운영하고, 총선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황교안 대표한테 조국 사태이후 제일 먼저 할 일은 당이 나갈 방향과 목표, 추구할 가치를 재정립하는 것이라고 여러차례 얘길했다"고 소개했다. 김 의원은 "재정립한 가치 속에 함께할 사람들을 모으면서 보수통합의 진전을 이끌었어야한다"고 말했다. 국가경영에 대한 철학과 소신이 보이질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는 "미래에 대한 방향과 목표, 강령을 채택하고, 그 다음에 이를 바탕으로 민부론, 민평론이 나오고, 총선 공약이 나오는 것"이라며 "우선순위가 잘못되고, 뒤죽박죽되어 있으니까 백화점식으로 (전략을) 나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아무런 정치적인 방향이나 가치도 없이, 단순히 선거에서 유리해지려고 만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주춧돌도, 기둥도 없이 벽부터 쌓고 내부 인테리어 하자는 격"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보수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그런데 절차와 순서가 잘못되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통합얘기하고 그냥 뭉치자고 하는데 이건 시정잡배들도 아니고, 어떻게 자기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모이고 떠나느냐"며 "정치사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우리가 왜 탄핵을 당했고, 국민들한테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가에 대한 깊은 성찰과 반성부터 해야한다"며 "그런 과정에서 시대 흐름에 맞는 가치를 재정립하고, 미래비전 제시하면서 이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보수통합이 되어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게 국민에 대한 도리이고 대의명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무성의원이 떠들고, 윤상현의원이 떠든다고 보수통합이 되겠냐"며 "분열의 씨앗을 만든 주역은 빠져야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의 인사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탄핵이후에 내부 계파갈등이 있다보니, 당내 구조적인 부분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인사를 보면 당에서 있으나마나한 사람, 그리고 가까운 사람만 쓰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어느정도 한쪽 계파색이 있었던 사람들 중에서도 사실 능력이 있는 사람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은 아예 배제되고 있다"며 "반면에 소리없이 무색무취한 사람들, 나쁘게 말하면 무능력한 사람들이 중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황교안 대표의 경우 검찰출신이나 공무원출신, 그것도 초선들, 정치를 모르는 그런 사람들을 데려다 쓰니까 아마추어 같은 모습들이 나타나는 것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은 나름대로 이념이나 진영논리에 충실하고, (정책) 포장도 능수능란하지만 우리는 그러질 못하고 있다"며 "그것은 좌파나 진보진영에서는 갖지 않고 있는 자기 사심을 우리는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진영간에 정치적 논란을 벌이고 서로 싸우더라도 나라 전체적인 측면에서는 진짜 고민하고 걱정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국회의원 한번 더 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 시대의 국회의원으로서 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얼마나 기여를 했는지를 한번정도 고민해야한다"고 안타까워했다.
나경원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조국이 낙마한 것은 국민들이 나서주고 언론이 함께 해줬기 때문"이라며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했다면 그런식으로 표창장을 수여하고, 가산점 주는 일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말 사려깊지 못했고, 정치인으로서 진짜 우매한 짓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그랬으면 신속하게 잘못을 사과하기라도 했어야했는데 그러지도 않았다. 타이밍과 진정성이 중요한데, 뭉게는게 옳바른 정치냐"고 지적했다. 그는 "깊이있는 정치적 철학이나 소신이 없어서 나온 것"이라며 "사람이 실수는 할수 있지만 자기이해득실과 사심, 이런 부분이 앞서기 때문에 사고치는 일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원내대표 교체 논란에 대해서도 "웃기는 것"이라며 한마디했다.
김 의원은 "당의 암울함 답답함을 느낀다"며 "나경원 원내대표도 12월 임기때까지 놓여있는 현안문제들을 당의 입장에서 잘 해결하는데 집중해야지, 밖으로 (임기를) 더 하고 싶은 부분이 흘러나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다보니까 원내대표에 욕심있는, 사심만 가득한 몇사람이 원내대표하겠다고 (말이) 밖으로 흘러나오게 한거 아니겠냐"며 "정기국회 끝나면 공수법이든 선거법이든 그때면 국회에서 이미 다 해결된 상태이기 때문에 원내대표 역할이 사실 하나도 없다"고 설명했다. "아무런 역할도 없는 원내대표에 중진이라는 사람들이 사심을 드러내는 이런 모습이 당의 미래에 있어서 암울한 것"이라며 "자기 사심이 투영되고 반영된 행동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그런 모습을 볼 때 얼마나 화나고, 황당하겠냐"고 토로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나는 어차피 매도 맞고 욕도 얻어먹겠지만, 이렇게 가야한다는 생각을 밝혔으니까 나름대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 앞으로 지켜보면서 끝까지 굽히지 않고 가겠다"고
[송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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