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자체적으로 발간하는 공식 외교문서에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강제연행은 없었고 '성노예'라는 표현도 사실과 다르다고 적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일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로 풀이됩니다.
신동규 기자입니다.
【 기자 】
일본이 지난 4월 펴낸 외교청서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두고 '성노예'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본 외무성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내용에서 "강제연행은 없었다"며 "성노예라는 표현은 사실에 반하므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적었습니다.
역사를 왜곡하는 본인들의 주장을 공식문서에 담은 건데, 미국 등 국제사회 시각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 인터뷰 : 성 김 / 전 주한미국대사(2014년 3월)
- "저는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한 저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 왔습니다. 위안부 문제, 성노예 문제는 중대한 인권 침해입니다."
문서에선 2015년 12월 한일협정 때 한국 정부도 이를 확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박근혜 정부 때 맺은 한일 위안부 합의를 말하는 것으로, 당시 정부는 '성노예'라는 표현 대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는 표현을 쓴 바 있습니다.
일본이 새삼 공식문서에 이런 내용을 담은 것은 앞으로 전개될 한일 관계에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로 풀이됩니다.
▶ 인터뷰(☎) : 양기호 / 성공회대 교수
- "올해 들어서 국내 사법부에서 일본 정부를 상대로 위안부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일본 정부가 이를 견제하기 위한 사전 포석용 표현이 아닌가…."
2015년 당시 한일 위안부 합의를 재검토한 민관 합동 TF는 2년 전 내놓은 보고서에서, 정부가 '성노예' 표현을 사용하지 않기로 약속한 것은 아니지만, 일본이 관여할 여지를 남겼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우리 외교부는 "위안부 문제는 한일 간 역사문제이자 분쟁 중에 일어난 성폭력이라는 보편적 인권 문제"라는 입장을 새삼 밝혔습니다.
MBN뉴스 신동규입니다.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