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발 빠른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에 한나라당은 당황한 기색을 보였습니다.
이제 대화의 가능성을 닫고 일전의 결의를 다집니다.
강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
홍준표 원내대표는 평소처럼 각종 법안 처리의 시급성을 강조합니다.
▶ 인터뷰 : 홍준표 / 한나라당 원내대표
- "시간이 촉박합니다. 최대한 인내하고 야당과 타협은 마지막 순간까지 할 수 있고 하겠다"
하지만 황영철 부대표로부터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 소식을 전해듣는 순간 표정은 굳어버렸습니다.
그리고는 곧장 회의 비공개를 선언했습니다.
홍 원내대표는 점거 상황을 둘러본 뒤 '도둑놈이나 하는 짓'이라고 맹비난하면서 '직권상정의 명분만 높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마주쳤지만, 인사는커녕 서로 눈길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더이상의 대화 가능성을 사실상 닫는 순간입니다.
▶ 인터뷰 : 윤상현 / 한나라당 대변인
- "뒷문 따기 잡범이 등장했다. 의법처리 해야 한다. 떼거리로 몰려다니면 떼쓰는 떼판 정치로 나랏일이 통째로 무력화됐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일부 온건론이 존재했지만, 더이상 목소리를 내기 힘들어졌습니다.
한나라당은 연내 처리 법안 114개를 추린 데 이어 이를 다시 100여 개 안팎으로 축약하고 있습니다.
찬반 논란이 있는 법안을 제외시켜 여론의 역풍을 피하면서 김형오 의장에게 직권상정의 부담감을 덜어주는 조치입니다.
여야의 정면 충돌까지 남은 절차는 30일쯤의 심사기일 지정과 직권상정입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김형오 의장의 결단뿐입니다.
mbn뉴스 강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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