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한 사람의 생각과 취향이 중시되는 '개인 고도화 시대'입니다. 개인의 자유, 시장의 자율이란 보수 가치를 제대로 구현한다면 대세 정당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을 선언한 무소속 이언주 의원(사진)은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한국 정치가 1980년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쇠퇴하는 것을 더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좌파는 겉으로 민주주의를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는 맹목적인 민족주의와 획일적인 전체주의로 계속 나아갔다"며 "이를 저지해야 할 우파도 관료주의적·권위주의적 구습에 젖어 정상적인 보수가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수의 새기능을 계속 얘기했는데 최근 물갈이 요구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내가 왜 물러나냐'는 태도를 보이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며 "쇄신이 오히려 역행하고 있어 창당을 선언해야겠더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신당 명칭을 우선 '보수 4.0(가칭)'으로 정했다. 그는 "1.0은 건국, 2.0은 산업화, 3.0은 민주화 시대라면 4.0은 혁신 시대를 뜻한다"며 "4차산업혁명 시대의 스마트 보수가 되잔 의미로 당명에 4.0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0시대에는 보수가 대세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4.0시대는 개인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개인의 고도화 시대'"라며 "자율성, 창의성, 선택권을 중시하는 보수와 잘 맞는다"고 했다.
4.0 시대에 걸맞는 정당이 되기 위해선 세대 교체가 필수란 입장이다. 이 의원이 신당 구성원을 30~40대 위주로 꾸린 이유다. 본인 역시 72년생이다. 그는 "블록체인 전문가, 자수성가 사업가, 혁신 창업가, 직장인 등이 신당의 주축"이라며 "혁신적 비즈니스를 하고 싶은데 규제에 가로막힌 젊은이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과 주52시간제도 같은 획일적이고 이념적인 규제로는 창의성이 발현될 수 없다"며 "규제 시스템을 혁명적으로 손보겠다"고 역설했다.
최근 불거진 보수 통합 논의에 대해선 "쇄신 없이 이야기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한국당에선 사실 물러나야 할 쇄신 대상이 통합을 주도하고 있다"며 "물러나야 할 사람이 전면에 나서서 통합을 하자는 건 이기는 게 아닌 마이너스 통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혁신이 수반될 경우 협력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그는 "혁신 후 통합이라면 우리가 주장하는 것을 더 큰 세력으로 실현할 수 있다면 굳이 거부할 이유는 없다"며 "그러나 힘을 합치더라도 녹아 없어지지 않고 우리의 독자성을 가지고 가겠다"
또다른 중도보수 신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에 대해서는 "어중간하고 적당한 기회주의적 행태를 버리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한다"며 "문재인 정권이 나라를 망치는 동안 뭘하고 있었나? 국민이 싸울 동안 숨어있지 않았냐"고 언급했다.
[이희수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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