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협상에 합의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협상 타결의 긴박했던 드라마를 김명준 기자가 정리해 봤습니다.
【 기자 】
<벼랑 끝 대치>
20일 동안의 이른바 입법 전쟁의 신호탄은 지난달 18일 한나라당의 FTA 비준안 단독 상정이었습니다.
"(효과음1) 야 밀어 밀어"
민주당은 상정 원천 무효를 주장했고 이 때부터 국회의장실을 비롯해 행정안전위 등 주요 상임위장을 잇따라 점거했습니다.
<기습 점거>
궁지에 몰린 민주당은 성탄절 직후 본회의장 점거라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뒤통수를 맞은 한나라당은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쟁점법안 85개에 대한 직권상정을 요청하며 압박했습니다.
▶ 인터뷰 : 홍준표 / 한나라당 원내대표(지난달 28일)
- "직권상정이라는 것은 국회의장의 마지막 권한입니다. 연말은 다가오고, 법안 처리는 안 돼 있고…"
김형오 의장은 민생법안 연내처리와 함께 쟁점법안을 1월8일까지 처리하라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돌발 변수>
결국 2008년 마지막 날. 여야 3개 교섭단체는 협상 최종결렬을 선언합니다.
하지만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여야 간 대화는 이어가자고 합의해 파국은 막았습니다.
새해 첫날, 여야는 가합의안을 만드는 데 의견 접근을 이루며 협상의 급진전을 봤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선진과창조의모임의 새로운 협상 파트너로 문국현 원내대표가 참석했고, 홍준표 원내대표가 대화를 거부하며 일이 꼬였습니다.
▶ 인터뷰 : 문국현 / 선진창조모임 원내대표(지난 2일)
- "교섭단체 대표 선출권을 한나라당이 쥐고 있다든가 홍 대표가 쥐고 있을 수 있다라는 생각은 오만의 극치인 것 같고요…"
<강제 해산과 대화 복원>
여야 관계 급랭 속에서 국회 사무처는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 중인 민주당에 대한 기습적인 점거 해제에 들어갑니다.
"(효과음2) 놔 놔"
한 차례 폭풍이 지나간 뒤 1월4일. 김형오 의장이 다시 한 번 나섭니다.
▶ 인터뷰 : 김형오 / 국회의장(지난 4일)
- "국회의장으로서 직권상정에 대해 최대한 자제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임시국회 내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존중한 민주당은 로텐더 홀 점거 농성을 풀면서 대화 재개의 기회를 만듭니다.
<극적 타결>
1월5일. 여야가 5시간이 넘는 마라톤회담에도 빈손으로 돌아서자 다시 분위기가 암울해졌습니다.
1월6일. 민주당은 막판 반전 카드로 본회의장 점거 해제를 전격 결정합니다.
▶ 인터뷰 : 정세균 / 민주당 대표
- "국민 여러분, 민주당은 민생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서 오늘 본회의장을 정상화하겠습니다."
여야는 다시 5시간 가까운 마라톤회담 끝에 협상 타결이라는 옥동자를 낳았고 20일 만에 국회 정상화를 이뤘습니다.
mbn뉴스 김명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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