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기형도 시인의 '빈 집'을 차용해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한 진 전 교수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가운데 진 전 교수는 신 비서관이 변주한 '빈 꽃밭'을 '빈 똥밭'이라고 응수했다.
이에 신 비서관은 1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기형도 시인의 '빈집'을 차용, '빈 꽃밭'이라는 제목의 시를 게재했다. 신 비서관은 "어느 날 아이가 꽃을 꺾자 일군의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며 "아이는 더 많은 꽃을 꺾었고 급기야 자기 마음속의 꽃을 꺾어버리고 말았다"고 했다.
1984년 '오래된 이야기'로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등단한 신 비서관이 게재한 시에서 '아이'는 진 전 교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신 비서관은 "숭고를 향해 걷는 길에 당신은 결국 불안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았지만 꽃을 잃고, 우리는 울지 않는다"고 덧붙여 진 전 교수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신 비서관의 시를 접한 진 전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받았으니 저도 예의상 답시를 써 드리겠다"며 '빈 똥밭'이란 제목으로 "신동호의 빈 꽃밭을 기리며"라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신 비서관이 게재한 시의 '꽃'을 모두 '똥'으로 바꿔 대적했다.
앞서 진 전 교수
[김정은 기자 1derland@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