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어제(11일) 6·15 남북정상회담 9주년 특강에서 내놓은 독재자 발언을 두고 정치권이 치열한 설전을 펼쳤습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모두 김 전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고, 민주당은 원로 지도자의 나라에 대한 걱정을 폄하하지 말라고 맞섰습니다.
송찬욱 기자입니다.
【 기자 】
어제(11일) 열렸던 6·15 남북정상회담 9주년 특강.
김대중 전 대통령은 연설의 상당 시간을 현 정부 비판에 할애했습니다.
특히, '독재자'라는 원색적인 단어까지 사용했습니다.
▶ 인터뷰 : 김대중 / 전 대통령
- "방관하는 것도 악의 편이고, 독재자에게 고개를 숙이고 아부하고 벼슬하고…"
이런 김 전 대통령 발언에 여권은 발끈했습니다.
▶ 인터뷰 : 안상수 / 한나라당 원내대표
- "제발 김대중 씨는 말 없는 대다수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이런 발언들을 그만두고 이제 좀 침묵을 지켜주기 바랍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도 "국민 화합에 앞장서고 국론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전직 국가원수가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오히려 분열시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뿐 아니라 15대 대선 때 김 전 대통령과 경합을 벌였던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도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 인터뷰 : 이회창 / 자유선진당 총재
- "지난 좌파 정권 10년간과 지금을 대비해서 좌우 대립과 투쟁을 선동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여권이 전직 대통령에게 망언을 퍼붓고 있다며 반박했습니다.
▶ 인터뷰 : 김유정 / 민주당 대변인
- "전직 대통령의 나라와 국민을 위한 충정어린 고언을 저질발언으로 비하하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을 결코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여당이 전직 대통령 죽이기에 휩싸여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6월 임시국회 개회를 위한 여야 접촉이 막 시작됐지만, 전직 대통령의 현 정부 비판 발언을 둘러싸고 정치권에는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MBN뉴스 송찬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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