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현대그룹이 바라던 대북사업의 문을 활짝 열어줬습니다.
현대가에 대한 애정이 밑바탕이 됐다는 관측과 함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였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송찬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대그룹 측에 특별한 호의를 베풀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공동보도문 첫 머리에 김 위원장이 현정은 회장의 청원을 모두 풀어줬다고 밝혔습니다.
또 합의 1항에는 금강산 비로봉 관광을 새로 하기로 했다면서, 김 위원장의 특별조치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1998년 고 정주영 회장의 '소떼 방북'으로 맺은 현대가와의 인연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현정은 / 현대그룹 회장
-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정주영 회장과 정몽헌 회장이 남북관계의 새로운 길을 연 개척자라며 두 분 선대 회장님에 대한 추억을 회고했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이런 현대그룹에 대한 애정만으로 '통 큰 결정'을 내렸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북·미관계 개선에 나선 북한으로선 불편한 남북관계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북한이 미국 여기자 석방에 이어 개성공단 근로자 유성진 씨를 풀어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인 것도 김 위원장의 최종 결심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북한이 북·미 양자 대화를 전제로 북핵 6자회담 테이블로 복귀하려는 예비 조치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일련의 유화 제스처가 북핵 관련국과의 껄끄러움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절차라는 관측입니다.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의 평양 방문설이 흘러나오면서 이 같은 전망에 힘이 실립니다.
MBN뉴스 송찬욱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