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 직전 검찰 수사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쓴 편지와 메모가 뒤늦게 공개됐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부쳐지지 않은 편지에서 검찰 수사가 균형을 잃었다며, 이 대통령에게 수사팀의 교체를 요청했습니다.
보도에 김재형 기자입니다.
【 기자 】
추모집을 통해 공개된 비망록에서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에 대한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검찰 소환 열흘 전인 지난 4월 19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부치려고 작성한 편지에서는 검찰 수사가 균형을 잃었다며 수사팀의 교체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께 청원을 드립니다. 청원의 요지는 수사팀을 교체해 달라는 것입니다.… 검찰이 미리 그림을 다 그려놓고 사실과 증거를 짜 맞추어 가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노 대통령은 또, 자신은 이미 모든 것을 잃었다며, 검찰의 승부욕이 두렵다고도 썼습니다.
"저는 이미 모든 것을 상실했습니다.… 저는 사실대로, 그리고 법리대로만 하자는 것입니다. 제가 두려워하는 것은 검찰의 공명심과 승부욕입니다."
하지만, 이 편지는 고민 끝에 결국 부쳐지지 않았고 노 전 대통령은 서거 직전 검찰 추가 진술을 준비하며 또 다른 메모를 작성합니다.
"형님까지는 단속이 쉽지 않았다고 변명이라도 할 수 있겠습니다만, 아내와 총무비서관의 일은 달리 변명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대통령이 되려고 했던 자신의 탓으로 돌립니다.
"제가 대통령을 하려고 한 것이 분수에 넘치
노 전 대통령은 남은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끝내 검찰 수사의 부담을 이기지 못한 채 며칠 후 비극적 길을 선택했습니다.
MBN뉴스 김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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