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비한 군사적 조치'를 언급한 북한 통지문에는 남측 해군에 당했다는 피해의식이 녹아 있습니다.
점차 위협 강도를 높이는 것도 북한군의 사기를 고려한 대응으로 풀이됩니다.
박호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북한이 서해교전 후 처음으로 '군사적 조치'를 언급하며 점점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군부의 자존심과 북한군의 사기를 의식해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남북 장성급군사회담 북측 단장이 보낸 통지문에는 먼저 도발할 의도가 없었고, 일방적으로 당했다는 피해의식이 녹아있습니다.
북측은 "불명확한 목표 확인에 나선 우리 함선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남측이 직접 조준사격으로 선불질을 했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럼에도, 비난의 대상으로 남한 당국을 겨냥하지 않고, 보수세력과 호전집단으로 한정했습니다.
또 '완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조선반도 정세의 흐름'을 거론하며 최근 북한이 보여온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확인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한반도의 긴장감을 이어가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 인터뷰(☎) :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고조시키는 쪽으로 분위기 몰고 가면서 정전체제의 불합리성, 그 속에서 평화체제 필요성을 강조하는 행동의 일환입니다."
북·미대화의 판을 깨지 않을 것이라는 측면에서 당장 군사적 보복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하지만, 북한 군부가 "당하면 보복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 언제든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MBN뉴스 박호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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