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가 발주한 400억 달러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잠시 뒤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을 현지에서 생중계해 드릴 예정입니다.
이번 수주의 자세한 내용, 청와대 출입하는 정창원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창원 기자.
【 질문 1 】
400억 달러라면 우리 돈으로 약 47조원. 단군 이래 사상 최대 규모의 수주가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일단은 수주 내용부터 설명해주시죠
【 기자 】
우리나라 한전 컨소시엄이 중동지역 최초로 추진되는 아랍에미리트 원자력발전사업 프로젝트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1천4백MW(메가와트)급 한국형 원전 4기의 설계부터 건설, 연료공급까지 200억 달러에 달합니다.
또 건설 후 60년의 원전수명기간 동안 운전과 기기교체 등 운영지원에서 200억 달러의 추가 수주도 사실상 확정됐습니다.
이번 사업은 국산 중형차 200만 대 또는 30만 톤급 초대형 유조선 360척 수출과 맞먹는 단군 이래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또 신규 고용창출 효과도 건설기간 10년간 11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우리나라가 최종 선정된 것은 풍부한 건설 경험과 가격 경쟁력,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 등이 높게 평가됐다는 분석입니다.
한국전력이 주도하고 있는 컨소시엄에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미국 웨스팅하우스, 일본 도시바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잠시 뒤 아부다비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수주 결과를 설명할 예정입니다.
【 질문 2 】
이번 수주를 놓고 그동안 치열한 입찰 경쟁이 펼쳐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동안의 움직임 정리해주시죠
【 기자 】
아랍에미리트가 지난 5월 발주한 원전사업에는 우리나라 한전 컨소시엄을 비롯해 프랑스의 아레바, GE-히타치, 일본의 WEC, 도시바, 미쯔비시 등 4개 나라 기업이 참여했습니다.
이 가운데 한전 컨소시엄과 프랑스의 아레바, 미국과 일본의 GE-히타치 컨소시엄이 입찰 자격을 획득했습니다.
이후 7-8월 입찰과 현지실사, 9월 계속협상대상자 선정, 마지막에는 프랑스와 한국 경합으로 좁혀졌습니다.
당초에는 프랑스가 일방적으로 유리하다는 전망이었지만, 프랑스가 핀란드에 짓고 있는 원전 프로젝트가 2년 연기됐고, 이 대통령의 끈질긴 전화통화 외교가 막판 뒷심을 발휘했습니다.
막판 프랑스의 뒤집기 위험은 오늘 오전까지 계속됐다는 후문입니다.
【 질문 3 】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당초 예정에 없었는데요. 왜 이렇게 급작스럽게 이뤄졌는지 궁금합니다.
【 기자 】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은 올해 5월 아부다비를 방문하면서 분위기가 프랑스로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아부다비는 군사무기 대부분이 프랑스산으로 독립 이후 밀접한 관계를 구축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월 프랑스가 유력하다는 간접적인 통보를 받고, 아부다비 왕가에 전화를 걸어 원전뿐만 아니라 다방면에 걸친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이어 11월 초 한승수 전 국무총리와 외교부장관 지경부장관 국방부장관으로 꾸려 특사를 보내 인센티브를 제시했고, 왕세자와 무려 6번의 통화를 하는 등 설득외교를 펼쳤습니다.
결국, 이 대통령은 지난 주말 코펜하겐 기후변화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직후 아랍에미리트로부터 방문 요청을 받았습니다.
청와대는 프랑스의 방해공작을 우려해 지난 화요일 언론에 보도자제를 요청했고, 출발 당일날에야 국민에게 알렸습니다.
【 질문 4 】
아랍에미리트의 대접이 아주 극진했다고요.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 이모저모도 정리해주시죠.
【 기자 】
청와대는 사실 출발 당일까지도 불안감이 계속됐습니다.
중동국가의 경우에는 외국 정상을 초청해 태연하게 식사를 하고 입찰 탈락을 통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하자, 모하메드 왕세자가 직접 공항에서 영접하고 환담을 했습니다.
이어 왕궁으로 사용하려던 공간을 이 대통령에게 제공했는데, 이는 아랍 형제국에만 내어주는 로열 스위트룸입니다.
이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자는 대화에서 유독 형제애를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오늘 또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첨단기술을 집약한 마스다르 시티를 방문했습니다.
총 220억 달러 규모로 20개국 40여 개 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며, 우리나라에 전체 규모 8%인 20만 평 정도에 대한 참여를 요청했습니다.
【 질문 5 】
우리나라의 원전 산업 현주소는 어떠한가. 또 이번 수주의 의미 간략히 정리해주시죠.
【 기자 】
우리나라는 1970년대 석유파동을 계기로 500MW급 원전 2기를 건설해 세계 21번째 원자력 발전 보유국이 됐습니다.
현재는 세계 6위의 원전 강국으로서 국내 총 20기의 원전을 운영 중이며, 기술자립도는 95%에 달합니다.
최근 저탄소 기후변화 등이 논의의 주제로 떠오르면서 원전시장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기구 전망에 따르면, 2050년까지 원전 1,400기가 건설될 예정이며, 중국도 2020년 목표를 70기에서 100기로 늘렸습니다.
현재 세계에서 원전을 제대로 건설해 수출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 한국 정도인데,
미국은 지난 30년간 원전 건설 경험이 없어 사실상 무용지물이고, 프랑스가 원전표준화 등 가장 위협적인 존재입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내세운 이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이산화탄소
실제로 우리나라 18기 원전 가운데 12기는 이 대통령이 현대건설 재직시절 지은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의 첨단 원자력 기술은 향후 반도체와 조선, 자동차에 이어 또 다른 주요 수출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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