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주변 공원을 걷다 보면 비석이 있지만, 유심히 보신 분들은 없었죠.
비석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 새겨진 영광과 치욕의 역사를 볼 수 있습니다.
박종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종로구 종묘 입구에는 '하마비'가 있습니다.
궁궐이나 궁집, 문묘 등 국가 주요시설을 지날 때 성의의 표시로 타고 가던 말에서 내리라는 의미로 하마비입니다.
태종 13년 최초로 종묘에 표석을 세웠는데, 600년 동안 홀로 비바람을 맞아 그런지 쓸쓸합니다.
송파구 석촌호수에는 병자호란 때 인조가 청나라에 항복한 굴욕의 역사를 되새기는 삼전도비가 있습니다.
치욕스런 역사 때문인지 1956년 주민들이 땅속에 묻었지만 63년 홍수로 재발견돼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비석의 존재마저도 역사가 됐습니다.
몽골어, 만주어, 그리고 한자 등 3개 언어가 새겨진 유례없는 비석이기도 합니다.
중구 장충단 공원에는 을미사변 때 희생된 영령을 위로하기 위해 순종황제가 쓴 서울시 유형문화재 1호인 장충단비가 있습니다.
1910년 한일합병 뒤 비석이 뽑혔고, 광복 후에 비석을 되찾아와 다시 세웠습니다.
이처럼 일반인에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역사적인 비석이 곳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 인터뷰 : 최인성 / 서울시 행정과 주무관
- "우리 주위를 잘만 둘러보아도 평소 우리가 알지 못했던 많은 문화유산이 숨겨져 있습니다. 우리 역사를 빛낸 기념비적인 작품부터 장충단비와 같이 역사에 한이 서러움이 배여 있는…"
최초의 한글비석과 인조가 왕에 오르기 전 머무른 별서를 기념하기 위한 비석, 고종이 즉위한 지 40년을 기념한 비석도 있습니다.
특히 종로구에는 탑골공원에 일제시대 민족운동 정신을 기리는 비석 등이 많이 있고, 강서구 개화산에는 6·25전쟁 중에 전사한 군인의 영령을 위로한 위령비가 있습니다.
MBN뉴스 박종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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