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에 골목길에서 귀가 중이던 여성을 둔기로 마구 내려쳐 살해하려던 5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도박으로 돈을 잃은 후 단행한 범행이지만, 빼앗은 돈은 고작 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9일 밤 서울 신림동 한 골목 삼거리.
20대 여성이 한쪽 골목으로 빠져나가자 한 남성이 몽둥이를 들고 뒤쫓아 갑니다.
모자가 달린 점퍼로 무장한 이 남성이 거리를 좁혀가지만, 이 여성은 휴대전화 통화에 정신이 없습니다.
결국, 이 여성은 골목길에서 기절한 채로 발견됐습니다.
이 남성이 1m가 넘는 몽둥이로 이 여성 뒤통수 등을 마구 때렸기 때문입니다.
얼굴 뼈 대부분이 부러지고 마비됐지만, 다행히 목숨은 건졌습니다.
▶ 인터뷰 : 주성삼 / 서울 관악경찰서 강력5팀
- "피해자의 머리를 몽둥이로 무차별 가격해서 전치 8주의 상해를 입히고, 가방을 갖고 도주했습니다."
범인은 54살 유 모 씨.
친구들과 도박하다 돈을 모두 잃자 범행을 결심했습니다.
도로에 버려진 몽둥이로 사람을 무참하게 내려친 후 빼앗은 돈은 현금 만 1천700원과 미화 2달러.
▶ 인터뷰 : 유 모 씨 / 강도살인 미수 피의자
- "돈만 조금 빼앗으려고 때린 거에요, 얼굴 보면 안 되고 그래서 뒤에서 때린 거에요."
경찰도 이례적으로 유 씨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해 강도살인 미수죄를 적용했습니다.
고작 만 원을 빼앗으려고 애꿎은 20대 여성의 목숨을 노린 유 씨, 도박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