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서 폭행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은 공무원 사건으로 강압수사 논란이 다시 불거졌습니다.
하지만 이 공무원이 정작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날 유서에는 그런 내용이 전혀 없어 사건이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안형영 기잡니다.
【 기자 】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산시청 김 모 사무관이 남긴 유서입니다.
김 씨는 검찰에서 마지막으로 조사를 받았던 지난 1일과 다음 날, 그리고 자살 직전.
이렇게 3차례에 걸쳐 유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중에서 두 번째 유서(2일)에 "뺨 3대를 맞고, 온갖 폭언을 들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조사를 받은 직후에 작성한 유서에는 정치적 모략으로 희생양이 됐다는 주장뿐, 폭행 얘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또 이날 김 씨는 변호사 사무장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도 폭행 얘기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렇다 보니 김 씨가 뒤늦게 유서에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경위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다 김 씨가 2일 병원 진료를 보면서 뺨을 맞아 고막이 터졌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병원 측은 오래된 염증으로 진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김 씨는 마지막 유서에 "뇌물이 아니라 빌려 준 돈을 돌려받았다"고 주장했지만, 김 씨가 빌려 준 정황도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습니다.
조사 과정이 영상 녹화되지 않은데다 당사자가 목숨을 끊어 진실은 여전히 안갯속.
결국 대검찰청의 감찰이 끝나봐야 사건의 윤관이 잡힐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안형영입니다. [tru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