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전 대통령 유족의 4·19 묘역 참배가 희생자 단체 회원들의 반발로 무산됐습니다.
51년 동안 이어진 갈등의 골은 생각보다 깊었습니다.
박통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수유동의 국립 4·19 민주묘지,
이른 아침부터 고성과 몸싸움이 오갑니다.
오전에 예정된 이승만기념사업회의 사죄 성명과 묘지 참배를 4·19 단체 회원들이 저지하고 나선 겁니다.
(51년 만에 사과한다고?)
간신히 몸을 피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아들 이인수 박사는 이제 역사적 화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이인수 / 이승만 전 대통령 양자
- "역사적인 화합을 위해서 그 시점이 바로 오늘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성적으로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
하지만, 희생자 단체 회원과 유족들은 진정성 없는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습니다.
▶ 인터뷰 : 전대열 / 4·19 혁명공로자회 총무국장
- "사죄라고 하는 것은 진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이번 사죄는) 아주 형식적인 것에 불과합니다."
결국, 이 씨의 사죄 성명과 묘지 참배는 무산됐고, 51년 만의 역사적 화해의 순간은 미뤄졌습니다.
이번 사과 성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신운용 / 한국외대 역사학과 교수
-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역사적인 평가, 보상등이 따르지 않는 시점에서 단순히 성명서를 낸다는 것은 오히려 모독이 아닐까…."
4·19 혁명이 일어나고 어느덧 반세기가 흐른 지금.
▶ 스탠딩 : 박통일 / 기자
- "서로의 화해와 상생을 위해서는 보다 진실된 대화와 소통의 장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박통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