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출석할 수 없는' 황당한 경찰 출석요구서

【 앵커멘트 】
나흘 뒤인 주말에 당장 경찰서에 피의자로 출석하라고 하면, 과연 일정 조정이 수월할까요.
더구나 이 요구서는 경찰이 지정한 출석 요구일자보다 닷새가 지난 후에야 도착했지만, 경찰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갈태웅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시민단체 회원 최 모 씨는 지난 12일 경찰로부터 황당한 피의자 출석요구서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말 경기도 광주의 한 파출소 안에서 벌어진 강도·상해 사건 피의자로 동료와 함께 조사를 받으라는 요구서였습니다.

문제는 요구서에 기재된 출석 일자.

3일자로 작성된 출석요구서에 토요일인 7일 오전 10시까지 경찰서 형사과로 나오라고 돼 있습니다.

요구서 접수 후 일주일의 기간을 주는 평소와는 달리 나흘을 준 것입니다.

게다가 요구서가 도착한 건 출석 요구일자보다 닷새가 흐른 12일이었습니다.

확인 결과 출석요구서를 받은 네 명의 동료 중 2명이 7일, 나머지 2명이 10일로 출석 요구일자를 통보받았고, 이마저도 모두 12일 요구서를 받았습니다.

최 씨는 이 사실을 먼저 경찰에 항의하지 않았다면 자칫 출석 요구에 불응한 것으로 처리될 뻔했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 인터뷰 : 최 모 씨 / 피의자 출석요구서 수령인
- "제가 만약에 이 사건을 확인하지 않았으면, 당시 제가 출석할 의미가 없다고 보고 저를 어떻게 생각했을지 정말 어이가 없고, 참 황당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경찰은 출석 일자를 변경하면 된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 인터뷰(☎) : 경기 광주경찰서 관계자
- "다시 보내드릴게요, 그러면 되죠? 예? 출석요구서 다시 보내드릴게요, 잉?"

출석할 수 없는 경찰의 출석요구서, 누구를 위한 수사행정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