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원 "군 복무 중 희귀병 걸렸다면 국가유공자"

【 앵커멘트 】
시청자 여러분, 혹시 날씨가 추워지면몸이 딱딱하게 굳는 레이노 증후군 아십니까?
최근 군 복무 중에 이 레이노 증후군에 걸린 해병대원을 국가 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05년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김 모 씨.

입대 전 잔병치레조차 없을 정도로 건강했지만, 해안 경계근무만 서면 손이 파랗게 변하고 몸이 딱딱히 굳어졌습니다.

김 씨는 의무대에 들러 진료를 받았지만, 꾀병을 부린다는 오해를 받기 싫어 검사 결과도 듣지 않고 부대로 복귀했습니다.

김 씨는 한참이 지나 다시 의무대를 찾았다 청천병력 같은 얘길 들었습니다.

처음 검사를 받았을 때 이미 몸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레이노 증후군 판정이 나왔다는 겁니다.

김 씨는 제대 후에도 증상이 더욱 악화하자 "군 복무로 희귀병을 얻었고, 치료도 제때 받지 못했다"며 국가보훈처에 국가 유공자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김 씨는 소송을 냈고, 최근 2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행정1부는 "특별한 가족력 등이 없는 만큼 추위 속에서 오래 근무해 희귀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또 "의무대에서 검사 결과를 늦게 알려주는 바람에 적절한 치료 기회를 얻지 못해 증상이 악화됐다"고 덧붙였습니다.

▶ 인터뷰 : 김태운 / 법무법인 행복 변호사
- "아프다고 하면 꾀병이다, 군 복무를 기피하려 한다면서 치료권을 정당하게 보장하지 않습니다. 군이 병사들의 인권에 대해서 가진 인식이 얼마나 열악한지 보여준다고 할 것입니다."

근 복무와 질병과의 인과관계를 꼼꼼히 따지는 국가 유공자 소송.

이번 판결은 발병 원인을 다소 폭넓게 인정하고, 증상 악화에 대한 책임도 국가가 부담하도록했다는 데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jaljalara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