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6일)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과 국군 장병의 넋을 기리는 현충일인데요.
현충일만 되면 한국전쟁에서 순직한 큰 형님의 묘소를 찾는 팔순의 할아버지가 있어 보는 이를 숙연하게 합니다.
이성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학도병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심상열 할아버지.
팔순의 나이에도 매년 현충일이 찾아오면 큰 형님의 묘소에 참배를 드리러 갑니다.
형님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을 어루만져 보지만사무치는 그리움은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 인터뷰 : 심상열 / 한국전쟁 참전 학도병
- "제일 큰 형님인데 그래도 문득문득 생각나요. 여기 올 적마다 생각이 많이 납니다. 이 앞으로 지나갈 때도 생각이 많이 나고…"
심 할아버지가 자원입대한다고 했을 때 위험하다며 반대하고 나섰던 형님이었건만, 전쟁의 포화 속에 당신이 먼저 세상을 등졌습니다.
집안의 큰 기둥을 잃은 심 할아버지의 군생활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전쟁통에 지뢰가 터지는 바람에 오른쪽 눈을 잃고 얼굴엔 큰 흉터가 남았습니다.
한때 자살까지 생각했지만, 부모님과 형님 생각에 결국 생의 끈은 놓지 못했습니다.
시간은 흘러 전쟁은 멈췄고, 심 할아버지는 아내도 만나고 슬하에 세 자녀를 둬 이제는 손자만 6명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형님과의 기억들.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들이 점점 잊혀져 가는 요즘, 큰 형님을 향한 심 할아버지의 애틋한 마음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립니다.
▶ 인터뷰 : 심상열 / 한국전쟁 참전 학도병
- "형님이 이미 돌아가셨으니 좋은 데로 가셔서 다음에 태어날 때 우리 집안에 태어나지 마시고 좋은 집안에 태어나서 좀 잘 사셨으면…"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