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300억여 원의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회삿돈을 마치 자기 돈처럼 써버린 재벌가의 행태를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마치 동양의 붓글씨를 보는 듯한 프란츠 클라인의 작품, 시가 55억 원짜리입니다.
독일이 낳은 거장, 안젤름 키퍼의 조각작품도 14억 원이 넘습니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이 같은 유명 미술품과 10점, 140억 원어치를 자신의 성북동 자택에 두고 감상했습니다.
모두 담 회장의 개인 돈이 아닌, 회삿돈으로 사들인 작품입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는 그림 값 140억 원 등 회삿돈 226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담 회장을 구속 기소했습니다.
담 회장은 또 회삿돈으로 리스한 람보르기니 등 고급 외제차를 개인 용도로 타고 다니는 등 74억 원을 배임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담동에 고급빌라 '마크힐스'를 짓는 과정에서 비자금 40억 원을 조성했다는 의혹은 담 회장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인터뷰 : 이중희 /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장
- "공과 사를 구별 못 하고, 법인자금을 '사금고화'한 사주의 불법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 이번 수사의 큰 의의라고 하겠습니다."
검찰은 다만, 부인 이화경 오리온 사장에 대해서는 그룹 경영의 필요성과 건강 등을 고려해 입건 유예했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 jaljalara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