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같은 의료사고 소송 "기간 줄일 해법 찾아야"

【 앵커멘트 】
의료사고는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뿐만 아니라 기나긴 소송으로 인한 피해도 심각한데요.
아들을 의료사고로 잃은 한 유가족 역시 끝이 보이지 않는 소송으로 하루하루 피를 말리고 있다고 합니다.
최인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2007년 군 하사관인 아들을 둔 김윤기 씨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치질 수술 중이던 아들이 갑작스레 마취 부작용으로 숨진 것입니다.

의료진도 인정한 명백한 의료사고입니다.

그때부터 김 씨 가족은 피를 말리는 의료소송에 휩싸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힘겹게 마취의사의 잘못을 인정하는 취지의 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이끌어냈습니다.

민사소송에서 역시 이례적으로 병원 측의 과실이 80%에 이른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병원 측이 또다시 김 씨를 상대로 항소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병원 관계자
- "우리대로 사건을 다루는 팀이 있으니까 처음부터 여러 가지를 검토해 볼 과정 중에 항소라는 법의 절차가 있잖아요. 법원에서 (항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김 씨 부부는 또다시 아들을 잃어버린 슬픔을 곱씹을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 인터뷰 : 김윤기 / 의료사고 피해 유가족
- "유족들을 두 번 세 번 짓밟는 것입니다. 결국, 병원 측에서는 불리할 게 없고, 답답할 것도 없습니다. 가슴 아파할 사람도 없고…"

법에 정해진 3심 절차는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소송 기간을 줄여줄 제도적인 장치 마련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 인터뷰 : 강태언 / 의료소비자시민연대
- "감정을 받을 수 있는 창구를 다변화해서 외국에서도 감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거나 그런 감정을 할 수 있는 전문기구를 만들어서…"

▶ 스탠딩 : 최인제 / 기자
- "잘못은 인정하지 않은 채 법적인 절차만을 강조하는 병원 측의 강압적인 대응으로 유가족들의 악몽은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