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주점을 상대로 천 억대 불법 대출을 해준 제일저축은행 임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대출 심사가 허술했던 탓에 돈을 갚을 능력도 없는 업주들에게 은행 돈이 나갔습니다.
엄민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역삼동의 한 유흥주점입니다.
이곳 업주는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영업비 명목으로 1백억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근처 또 다른 유흥주점 업주도 2백억 원에 달하는 돈을 빌렸습니다.
이렇게 강남의 대형 유흥주점 70여 곳에 이 저축은행에서만 1천5백억 원 규모의 돈이 나갔습니다.
문제는 상당수 업주의 신용등급이 터무니없이 낮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제일저축은행 관계자
-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게 현장조사라든지 그런 부분에 대한 것만 했던 겁니다. 여신을 할 때 저신용등급자가 일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유흥주점의 경우 종업원들에게 선불금 형식으로 돈을 빌려주는데, 업주들은 이 서류를 담보로 돈을 대출받았습니다.
여기에 쓰인 서류들도 대부분 허위로 작성됐습니다.
▶ 인터뷰 : 유흥업소 종업원
- "가게에서 써야 할 돈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그냥 넣는 서류다. 은행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보여만 주는 거다. 그래서 (서류에 이름을) 써줬던 거죠."
돈을 빌린 업소 가운데 현재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았고, 은행은 그 손해를 고스란히 떠맡으면서 영업을 못하게 됐습니다.
경찰은 제일저축은행 전무 52살 유 모 씨 등 임직원 8명과 유흥업소 관계자 94명, 알선브로커 56살 김 모 씨를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엄민재입니다. [ happymj@mbn.co.kr ]